한나라당이 지난 11월 발표했던 것보다 한층 진일보한 불교계 공약을 내놓았다.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불교계 12대 공약 정대 총무원장에 전달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는 12월 9일 오전 조계종 총무원장 정대스님을 예방, 북한산 관통도로 새 노선 전면 재검토 및 총본산 성역화 사업 300억원 지원 등 6가지 새로운 공약과 기존 공약을 포함한 ‘한국불교발전을 위한 12대 문화정책공약’을 전달했다.
이 후보가 이날 제시한 공약 가운데 새로운 것은 △북한산 및 천성산ㆍ금정산 관통도로 노선 전면 재검토 △대통령비서실에 전통문화 담당비서관 신설 △황룡사, 미륵사 등 전통사찰 복원 위한 10개년 계획 추진 △총본산 성역화 국고 지원 300억원 증액 △초파일, 연등행사, 템플스테이 등 일반사찰 국고지원 확대 △국가소유 불교문화재 불교계반환 추진 등이다.
북한산, 금정산 천성산 기존노선 폐기, 전면 재검토
이 가운데 북한산 및 천성산ㆍ금정산 관통도로와 관련해 이 후보는 “전면 재검토의 의미가 무엇이냐”는 수경스님의 질문에 “기존 노선 폐기를 뜻한다”고 답했다. 이로써 이회창, 노무현 두 후보 모두 ‘현 노선 백지화’를 정식 공약으로 채택했다.
총본산 성역화 국고 300억원 증액은 현 정부에서 지원키로 한 190억원과는 별도의 지원액으로, 한나라당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설립을 지원해 전통문화유산의 성지로 만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대통령비서실 전통문화 담당비서관을 신설하고 업무 전담 비서관을 불교인으로 임명, 불교계의 여론을 수렴하고 전통문화유산 보존관리를 정부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국가소유 불교문화재 불교계반환 추진과 관련해서는 불교문화재 및 폐사지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찰이나 성보박물관에 위탁관리하거나 불교계 반환을 추진할 것이며, 이를 위해 20여개 사찰성보박물관의 운영을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후보는 △문화재청장 차관급 승격 및 국가문화유산처 설립 △군종장교 계급별 정원 차별규정 철폐 △전국 사찰소장 비지정문화재의 보호 및 관리 지원 △전통사찰 정비 및 문화재 보수비 증액 △국립공원 및 문화재관람료에 대한 대책 수립 △불교방송 전국 지방망 확충 지속적 지원 등의 기존 공약도 함께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이회창 후보는 또 “달라이 라마 방한 문제를 어떻게 보시느냐”는 조계종 사회부장 양산스님의 질문에 대해 “불교계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고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정대스님은 “불교문화는 불교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의 민족문화이며, 민족문화유산 보호 차원에서 국가가 나서서 살펴야 할 일이 많다. 역대 대통령들이 공약을 거의 지키지 않았지만 이번만큼은 꼭 지켜주기 바란다”고 말했고, 이회창 후보는 “불교계와 나라 전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명우 기자
mwhan@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