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9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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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壬午年 冬安居 結制 法語(태고총림 선암사 선원장 지허스님)

주장자로 법상을 한번 내려친 후

“이 주장자 내려치는 소리에 오대양이
다 마르고 육대주가 무너지는 구나”

주장자를 또 한번 친후

“제불조사가 일시에 다 녹아버리는 구나”

(한참 뒤에)
다시 주장자를 들고

“계수나무 그늘에
팔꿈치 베고 누웠으니 서늘하기 그지없구나.”

오늘이 또 결제라 하니 금년 겨울 결제 노래나 한자락 지어 부르고 법문을 마치겠습니다.

“千山萬里風 本是動無根(천산만리풍 본시동무근)
板齒透中天 此物惺靈眞(판치투중천 차물성령진)”

무수한 산에 무수한 바람은
본래 움직이는 근원이 없거니
판자이가 하늘을 뚫은 것은
이 물건이 참으로 밝고 신령스럽기 때문이네.

龍潭崇信禪師가 어느 날 天皇禪師에게 물었다.
“제가 여기에 온 이래 아직껏 한번도 心要를 가르쳐 주지 않았습니다.

선사께서는 왜 저에게 가르쳐 주시지 않으십니까?”
天皇禪師가 답하기를

“나는 그대에게 心要를 일러주지 않은 적이 없었다.”
龍潭禪師가 묻기를

“어디가 일러주신 경지입니까?”
天皇禪師가 대답하기를

“그대가 차를 가져오면 내가 마셨고
그대가 밥을 가져오면 내가 먹었고
그대가 인사를 하면 내가 손을 흔들었다.
어디가 心要를 보여주지 않은 곳인가?”
龍潭이 우두커니 서서 생각하는 동안에
天皇禪師가 “보려면 당장 볼 것이요 망설이면 어긋 나니라”하자

龍潭禪師가 바로 깨달았다.
그리고는 다시 묻되 “어떻게 保任합니까?”

“말과 행동에 구속 받지 말아라. 다만
보통사람의 망령된 마음을 다 할지언정
별달리 성현의 견해가 다르지 않는 것이다”하였다.

龍潭崇信선사는 德山宣監禪師의 스승이요, 天皇道悟禪師는 石頭希遷의 제자입니다.

옛말에 선무당이 장구 나무란다는 말이 있습니다.
서투른 무당이 재주가 모자란 것을 스스로 알지 못하고 장구가 좋지 않다고 탓한다는 말입니다.

장구만 탓하면 다행입니다. 장구에 따른 모든 것을 하나하나 따져 탓만 합니다.

말로만 탓하는 것이 아니라 탓하는 사람의 탓이 모여 諸佛祖師를 욕되게 합니다.

보지 않으면 볼 수 없습니다.
結制와 解制를 정해둔 것은
다만 공부 하는 마음을 다시 추스리자는 것뿐이지요.

동녘에 해가 뜨면 아침이요.
서녘에 해가 지면 저녁인 것은
하늘땅 열린 이래로 다름이 없는 하루임에 똑 같습니다.

天皇道悟禪師가 心要를 가르쳐 주지 않는 날이 하루도 없었지만
이를 보지 못하고 깨치지 못한 용담의 눈이요 수행입니다.

지금도 天皇道悟禪師의 心要가 바늘 꽂을 틈도 없이 가득 차 있습니다.

미루지도 망설이지도 말고 올 결제 안에 꼭 이 心要를 보시고
龍潭崇信禪師처럼 保任에 들기 바랍니다.

(下座하다)

한명우 기자
mwhan@buddhapia.com
2002-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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