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교육체계 확립을 위해 조계종이 의무화한 기본교육을 실시하는 사찰이 5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체계적인 신도교육종책 수립이 요망되고 있다.
조계종 포교원이 9월 9일부터 10월 11일까지 전화로 실시한 신도기본교육 실시현황 조사 결과, 응답한 1,439개 사찰 중 473곳(32.9%)만이 기본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하지 않은 1,250개 사찰중 통화가 되지 않은 곳(613곳), 결번(424곳), 조사 불응(117곳) 등인 것을 감안하면, 실제 실시율은 30%를 밑돌 것으로 추정된다.
기본교육을 실시하고 있지 않은 966개 사찰 중 향후 교육계획을 갖고 있다고 응답한 사찰은 68곳뿐이었다. 369개 사찰은 실시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고, 529곳은 응답을 회피했다. 이는 “점차 기본교육을 확산, 정착시켜 나가겠다”는 포교원 방침과 대치되는 결과다.
지역별로는 서울·경기 137, 영남 178개 사찰에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반면, 호남, 제주, 강원지역은 각각 58, 12, 15곳에서만 실시해 낮은 실시율을 보였다.
조계종 포교원이 기본교육 교재로 지정한 <불교입문>을 활용하고 있는 곳은 209곳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44개 사찰은 교재 없이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사중교재와 임의교재를 사용하는 사찰도 각각 83곳, 137곳에 달했다.
이번 결과는 당초 포교원이 신도기본교육 시행 1주년을 맞아 설정한 목표였던 200개 사찰을 2배 이상 뛰어넘는 수치다. 그러나 암자, 포교당을 포함한 조계종 전체 사찰이 2600여개인 점을 감안하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조사 형태에 있어서도 이번 조사는 전화로 이뤄져 교육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지 못했다.
따라서 신도기본교육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서는 자체 교육이 어려운 사찰들을 지역별로 연합교육을 실시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포교원 심의로 사찰 자체교재의 적합 여부를 검증해 다양한 교재가 활동되도록 하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또 균형 있는 신도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역별 편차를 해소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조계종 포교원 박용규 신도과장은 “11월말까지 이번 조사 결과를 세밀히 분석해 향후 기본교육의 명확한 종책을 설정하고, 미비점 등을 점진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봉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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