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각종이 아시아 4개국의 밀교의식을 국내에 처음 선보이고, 이들 나라의 밀교사 특징을 살펴보는 국제규모의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등 종단 정체성 확립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진각종(통리원장 효암)은 종조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총인원에서 국제학술대회와 세계 밀교의식 시연법회를 잇따라 열었다.
이번에 열린 두 행사는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그동안 불교계 내외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밀교종단으로서의 정체성 문제, 교학ㆍ의식ㆍ수행법 등을 종단 차원에서 총체적 재정립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특히 진각종은 세계 밀교의식 시연법회와 관련, 일반인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던 밀교 전통 의식인 호마(護摩:불을 이용한 의식) 및 관정(灌頂:물을 이용한 의식)을 선보임으로써, 밀교가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불교의 한 갈래임을 이해시키는 기회를 마련했다.
한국, 일본, 몽골, 티베트 등 4개국 30여명의 스님이 참가한 이번 시연법회에서는 10월 18~19일 이틀 동안 진각종의 사자상승(師資相承:스승에서 제자로 법맥을 전수하는 의식) 관정의식을 비롯해 일본 진언종과 몽골 간단사, 티베트 닝마파 등의 식재호마의식(息災:재앙을 소멸시켜주는 의식), 일본 진언종의 증익호마의식(增益:이로움을 더해 주는 의식) 등이 각각 1시간씩 봉행됐다.
이에 앞서 진각종은 10월 17~18일 양일간 국내학자 14명 해외학자 4명이 참가한 가운데 ‘회당사상과 밀교’를 주제의 국제학술대회를 가졌다.
이날 학술대회는 진각종 교육원장 혜정 정사의 기조강연에 이어 ▲회당사상과 종교적 실천 ▲밀교의 성립과 만다라 등 2개 분과별로 나눠 분과별 4~5개의 주제발표와 함께 논평이 각각 진행됐다.
위덕대 김무생 교수는 ‘회당사상의 체계와 특성’ 주제발표에서 “진각종의 기본 교학은 선택과 집중의 입장에서 수용됐기 때문에 시대를 뛰어넘어 적용될 수 있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고 전제하고 “기존의 불교 신앙 양식과 의례의식 형태에 비춰보면 이교처럼 보일 정도로 다른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진각종의 보편성은 불교 교리와 신앙의 방향에 지극히 충실히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네팔 트리브반대 나레쉬만 교수의 ‘비로자나불의 수인(手印)에 관한 연구’를 비롯해, 일본 오오타니대 췰팀게상 교수의 ‘티베트 밀교의 수행과 만다라’, 일본학술진흥회 쟘양카이쵸 연구원의 ‘몽골불교의 역사적 전개’, 고야산대 나카무라 혼넨 교수의 ‘일본의 진언밀교와 만다라’ 등이 발표됐다.
김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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