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스님을 위한 교과안거가 처음 실시되고, <초발심자경문>, <행해예경집> 등 전통교재 영역본이 올 12월에 발간되는 등 외국인 스님에 대한 종단 교육체계가 확립된다.
조계종 교육원(원장 무비)은 서울 수유리 화계사 국제선원에서 10월 21일부터 30일까지 열흘간 교과안거(산철교육)를 열고, 집전의식 교육 및 한국불교문화 특강, 좌선 실수 등을 실시한다.
이번 교과안거는 올 1월 교육원이 외국인 승려 교육관계자 간담회에서 밝힌 외국인 승려 교육사업에 따라 처음 실시되는 것으로, 그동안 한국어 구사 능력과 한국문화 이해 부족, 한문 교재 중심의 강원 커리큘럼 등으로 어려움을 느꼈던 외국인 스님에게 한국불교를 보다 쉽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특히 교육원은 외국인 승려 체계적인 교육지원과 관련, 현행 종법상에 관련 조항이 없는 점을 감안해 ‘(가칭)외국인 승려 교육지원법안’을 올해 말까지 마련, 다음달에 구성될 차기 중앙종회에 상정할 방침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외국인 스님은 강원 및 동국대학교, 중앙승가대학교 등의 종단기본교육기관 교육과정을 이수하지 않고 비구(니)계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외국인 스님 20 여명이 참가할 이번 교과안거는 21일 입재식을 시작으로 기본 습의, 예불실수, 법구 사용법, 사시불공법, 염불수행법, 발우공양법, 각단 예불법 등의 집전의식 실전교육과 ‘외국인 수행자가 나가야 할 길’(원명 연등국제선원장), ‘대승불교와 한국 선’(조성택 고려대 교수), ‘한국불교문화의 이해’ 및 ‘간화선의 이해’(심재룡 서울대 교수) 등의 특강이 이어진다.
또 29일에는 신촌 봉원사를 방문, 태고종 집전의식도 배운다. 모든 강의는 영어로 진행되며, 이를 위해 교육원은 영어 구사가 가능한 교수 8명을 초빙했다.
이와 함께 교육원은 지난 3월부터 동국대학교 언어연구원에 위탁해 시행해오고 있는 외국인 스님의 한국어 학습에도 강화해 많은 외국인 스님들이 교육받도록 할 방침이다. 또 현재 70% 정도 영역작업이 진행된 <초발심자경문>, <행해예경집> 등의 전통교재 번역을 올 12월까지 마무리하고 앞으로 <치문>, <도서>, <절요>, <선요> 등의 강원 교재도 영역해 외국인 스님에게 배포한다.
현재 조계종에 등록한 외국인 스님은 총 62명으로, 이 중 비구계를 구족한 25명을 제외한 37명(사미 25명, 사미니 12명)의 외국인 스님이 현실적인 여건상 구족계 수지 자격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95년 이후 외국인 스님들은 현행 종법상 강원, 동국대학교, 중앙승가대학 등 종단기본교육기관을 나와야만 구족계를 받을 수 있었던 만큼 교육원의 이번 교과안거 실시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김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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