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9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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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스님 전등강맥 전수법회 봉행
경허ㆍ한암ㆍ탄허ㆍ무비스님으로부터 이어지는 강맥
능허ㆍ현진ㆍ원철ㆍ지상ㆍ용학ㆍ정한ㆍ지성ㆍ상현ㆍ현석스님에게

“진여(眞如)에 합(合)해 있으면서도 크지 아니하여 낱낱 털끝에 빠짐없이 계시옵고, 미진(微塵)에 처(處)해 있으면서도 넓은 법계(法界)에 두루하옵신 부처님! 오늘 저희들은 법등(法燈)이 빛나고 법향(法香)이 온 도량에 가득한 조계산 송광사에서 범일보성 대종사의 증명 하에 무비강백을 전강 아사리로 모시고 전강식(傳講式)을 봉행하게 되었음을 고하나이다.”

10월 5일 송광사 대웅보전. 능허스님이 고불문(告佛文)을 낭독하자 전강식에 참여한 200여 사부대중들은 무비스님으로부터 강맥을 전수받는 9명의 눈 밝은 납자(衲子)들에게 일제히 시선을 보냈다.

능허(조계종 불학연구소장)ㆍ현진(송광사 승가대학 강주)ㆍ원철(월간 해인 편집장)ㆍ지상(전 은해사 승가대학 강사)ㆍ용학(범어사 승가대학 강사)ㆍ정한(범어사 승가대학 강사)ㆍ지성(불광사회과학연구원 원장)ㆍ상현(전 해인사 승가대학 강사)ㆍ현석(동화사 승가대학 강사)스님. 법당 제일 앞에 좌정한 스님들은 경허ㆍ한암ㆍ탄허ㆍ무비스님으로 내려오는 강맥을 전수받는다는 사실에 고무된 듯, 조금은 상기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고불문 낭독이 끝나고 마하가섭의 ‘염화미소’를 상징하는 헌화가 이뤄졌다. 잠시 후 전강 아사리인 무비스님이 등단을 하자 9명의 전강제자들은 은사에게 3배를 올렸다. 무비스님은 제자들에게 각기 다른 전법게(傳法偈)와 스님이 직접 번역한 화엄경, 과거칠불로(過去七佛)부터 이어지는 전등법계보(傳燈法係譜)를 강맥 전수의 신표로 전달하고 법호를 내렸다.

무비스님은 훈화에 앞서 송광사와의 인연부터 꺼내놓기 시작했다.
“70년대 초 쯤 이었나요? 여기 송광사 문수전에서 4~5명의 납자들과 자유롭게 정진하고 있었을 때였습니다. 캄캄한 밤 관음전으로 가기 위해 더듬더듬 성냥을 찾았습니다. 손에 잡힌 성냥으로 불을 켰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불법에 대한 확신을 가졌습니다. 즉 어둠과 밝음은 둘이 아니라는 것을, 과거 선사들의 가르침이 옳다는 것을 확신했습니다. 무명실성 즉불성(無明實性 則佛性). 그 때의 깨달음 소신 하나로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무비스님은 오늘 강맥을 전수하는 스님들에게 당부하는 말 또한 놓치지 않았다.

“역사의 강물이 쉼 없이 흐르듯 전통도 소중히 생각해야 합니다. 또한 ‘사람이 곧 부처님’이라는 생각으로 정진 또 정진해야 할 것입니다. 달마가 동토(東土)로 온 것도 같은 이치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명심해야 할 것은 학인과 강사가 다른 것은 강사가 학인보다 2배 더 공부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무비스님의 훈화가 끝나자 송광사 강주로 취임한 현진스님이 전수제자 대표로 입지발원문을 낭독했다.

“세존이여 저희에게…세세생생 보리의 숲을 벗어나지 않고 항상 화장세계에 노닐게하여 마침내 밝고 밝은 진리 꿰뚫지 못하는 것 없어 스쳐 지나가는 곳에 진리의 향 흘러 넘치게 하소서…형체 없는 저 허공 부서져 없어진다 하여도 금강 같은 저희 원력 끝 없으리이다.”

이어 오늘 강맥 전수식을 축하하기 위해 각계 인사들의 축사가 이뤄졌다. 은해사 승가대학원장 지안스님은 “한국불교의 현재 상황을 보면 교학분야의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새로운 학풍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요즘 학문하는 모습을 보면 꽃꽂이 하는 식으로 외형에만 너무 신경 써 내실이 부실한 경향이 있다”고 말하고 “강맥이 세속적인 정실과 야합하는 인맥으로 흘러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중앙종회의장 설정스님은 “어떻게 스님 노릇을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경ㆍ율ㆍ론 삼장의 이해 없이는 여법한 스님 노릇이나 중생제도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요즘 한국불교는 돈오돈수의 큰 이상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쉼 없이 공부하는 자세로 교학에 정진할 것”을 당부했다.

남동우 기자
dwnam@buddhapia.com
200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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