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각종과 위덕대의 군종사관후보생 선발대학 지정 문제를 둘러싼 조계종과 진각종의 입장차가 다소 좁혀지면서 타협의 물꼬가 트일 전망이다.
진각종 효암 통리원장은 8월 19일 위덕대학교를 방문, 교수들과 만난 자리에서 “진각종의 군승파견 종단 지정이 어렵다면 위덕대만이라도 지정되도록 하자”고 말하고, 실무자에게도 이같은 방침으로 일을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진각종 내 상당수 스승들도 종단 지정이 무리라면 구태여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이는 종단 지정과 위덕대 지정 두 가지 모두를 요구하던 종전의 입장에서 크게 물러선 것이다.
조계종도 협상의사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일 문화관광부장관 초청오찬에 참석한 조계종 총무부장 원택스님은 진각종 일정 종사(전 교육원장)에게 “한 번 만나서 얘기하는 시간을 갖자”고 대화의지를 피력하는 한편, 기자들에게 “진각종 군법사 문제는 고산스님이 총무원장으로 계시던 당시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진 사안이며, 당시에 논산훈련소 입소대대 군 법당을 진각종에서 건립한 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는데, 입소대대 법당을 완공한 만큼 이제는 조계종에서 화답할 차례”라고 말해 해결방안을 모색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전망이 그리 밝은 것만은 아니다. 이 문제의 열쇠를 쥐고 있는 조계종 총무원장과 종회가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정대스님은 20일 오찬에서 일정 종사가 협조를 요청하자, “진각종의 교리와 의식이 조계종과 너무 달라 진각종 군법사를 받을 수 없다”며 즉각 거부의사를 표명했다.
또 포교원 황찬익 과장은 “진각종이 종단 지정까지 요구했던 것을 못마땅해 하는 종회의원 스님들이 많다”며 “안건이 종회에 상정돼도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단 진각종이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 타협 가능한 방안을 들고 나왔다는 점, 그리고 군 법사 부족 문제 해소 등 군 불교 활성화를 위해 위덕대의 군승사관후보생 선발대학 지정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다는 점에서 두 종단의 타협 여지는 어느 때보다 높다.
한명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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