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불자를 위한 전문 수행원이 조계사에 설립된다.
조계사 주지 지홍스님은 6일 시민선방, 간경원, 염불원의 체제를 갖춘 전문 수행원을 3월 중에 개원한다고 밝혔다.
재가불자를 대상으로 3원체제가 갖춰진 총림 성격의 전문 수행원이 설립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 현행 교리 위주의 사찰 신도교육과 불자들의 신행패턴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조계사는 수행원 설립과 함께 일주문 건립과 도량 정비를 올해 안으로 마무리하고 대웅전 보수 및 5층 규모의 만불보탑 불사를 연차적으로 진행하는 등 전통 가람으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갈 계획이어서, 문화·전통·수행이 어우러지는 명실상부한 ‘한국불교 1번지’로서의 위상을 확립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계사는 수행원의 각 과정이 실생활과 연계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수행이 될 수 있도록 엄격히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시민선방과 염불원은 ‘입문-입방’ 체계를 갖추고, 3개월간의 입문과정을 거쳐야만 입방과정에 들어갈 수 있도록 했으며, 각 과정마다 지도스님으로부터 주1회 점검을 받도록 했다.
시민선방은 입문과정의 경우 <선문촬요> <좌선의> 등을 교재로 채택, 좌선법과 호흡법, 자세 등 이론과정을 강의한다. 입방과정에서는 매일 자율적으로 좌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수행체험에 대한 지도스님과의 문답시간도 가진다.
간경원은 경전강독을 수행 방편으로 삼는 과정으로, <범망경> <아함경> <법화경> <화엄경> 등 불자가 꼭 알아야 할 경전을 공부함으로써 계율에서부터 육바라밀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둔다.
또 염불원은 입문과정에서 <정토삼부경>을 교재로 염불의 의미와 공덕, 자세, 불교의식 등을 배우운다. 입방과정에서는 불보살 명호를 염송하며 본격적인 염불선 수행에 들어간다.
이와 함께 조계사는 전문불자 양성을 목적으로 2년 과정의 ‘불교대학원’도 설립, 3월15일 개강한다. 불교대학원은 수행은 물론 세계 불교와 다른 종교를 이해할 수 있는 교과목을 통해 수행과 실천을 바탕으로 삼게 된다.
지홍스님은 “이제는 재가자들도 수행과 실천이 뒤따르는 신행생활을 해야 한다”며 “수행원이 정착되는 대로 율원 성격의 수행과정도 신설해 명실상부한 재가 총림으로 가꿔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명우 기자
mwhan@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