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10대 종정 혜암 스님의 열반과 함께 차기 종정추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차기 종정스님 추대논의는 교단 관례상 49재(2월 17일)가 끝난 이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 종헌 제 6장 ‘종정’ 19~25조에 의하면 종정추대회의는 종정의 임기만료 3개월 전이나 유고시에 원로회의 의장이 소집하여, 원로회의 의원스님(19명)들과 총무원장, 종회의장, 호계원장이 추대하도록 규정돼 있다.
종헌에는 추대회의에서 재적 과반수이상의 찬성으로 종정을 추대토록 돼 있지만 표결로 가는 경우는 드물다. 관례에 비춰볼 때 22명으로 구성된 추대회의에서 거중 조정을 통해 후보를 사전 조율하여 만장일치로 추대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종정스님의 자격으로 ‘행해(行解)가 원만한 비구로 승랍 45년 이상, 연령 65세 이상, 법계대종사 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규정과 전통적으로 전해 내려오는 ‘선방출신으로 산중에 오래 머문 선승(禪僧)으로 한다’는 불문율에 의해 종정스님이 추대될 것으로 보인다. 종정스님의 임기는 5년이며, 1차에 한하여 중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자격을 갖춘 원로스님들은 5대 총림 방장과 각 사찰 조실, 원로회의 원로의원 스님이다.
현재 고불총림 서옹, 해인총림 법전, 조계총림 보성, 덕숭총림 원담, 조계종 전계대화상 범용, 서울 칠보사 조실 석주, 김천 직지사 조실 관응, 서울 화계사 조실 숭산, 대구 팔공산 파계사 조실 고송, 황대선원 조실 성수, 곡성 성륜사 조실 청화, 인천 용화사 송담 스님 등이 대상에 오를 수 있는 원로스님들이다.
백양사 서옹스님, 성륜사 청화스님, 용화사 송담스님은 수좌들로부터 문답에 답해줄 수 있는 몇 안되는 선승으로 꼽히며, 존경도 받고 있다.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인 법전스님은 봉암사 결사에 참석하여 종풍을 확립하고, 성철 혜암 스님의 뒤를 이었다.
동화사 범용스님은 성격이 원만하고 오랜 동안 산사에서 수행에만 전념해왔다는 점에서, 화계사 숭산스님은 경허 만공스님의 법맥을 잇고 해외에서도 높은 추앙을 받고 있다.
직지사 관응스님은 무문관 수행을 한 대 강백이며, 송광사 보성스님은 율사로서 계율을 지키며 수행해온 스님이다.
황대선원 성수스님은 성격이 원만하다는 점과 파계사 고송스님은 산중에만 살면서 수행해온 점이 돋보인다.
수덕사 원담스님은 원만하고 높은 수행력이 있으며, 칠보사 석주스님은 도시로 내려와 포교와 불자들의 곁에 항상 있었다는 점에서 종정후보로 거론된다.
조계종 한 관계자는 “11대 종정 추대 논의는 혜암 종정스님의 49재가 끝난 이후에나 원로회의가 소집돼 추대논의가 이루어 질 것이다”며 “현 집행부의 출범 후 종단이 평온을 되찾은 상황이기 때문에 차기 종정 추대가 원만하게 이루어 질 것으로 본 다”고 밝혔다.
김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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