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승가대 2002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또다시 미달사태가 빚어졌다. 특히 역경학과의 경우 단 한 명의 지원자 밖에 없어 폐과위기에 놓이는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12월 13일 마감된 중앙승가대 2002학년도 신입생 모집 결과 지원자는 모두 61명으로, 전체 정원 120명의 절반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각 30명 정원인 학과별 지원현황을 보면 불교학과 25명, 사회복지학과24명, 포교사회학과 11명, 역경학과 1명이다.
이같은 결과는 지난 5년간의 현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98년도 신입생 모집에는 71명, 99년 52명, 2000년 76명이었고 올해 신입생 역시 72명에 그쳤었다.
그러나 이 수치는 평균 10~15명 정도 되는 추가모집 인원과 편입생 수까지 포함된 것으로, 이번 신입생 모집 현황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4년제 정규대학으로 승격된 97년 이후 매년 정원의 50~60% 밖에 채우지 못한 전례가 그대로 재현된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역경학과 지원자가 단 1명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지원자가 매년 5~11명에 그치기는 했으나, 이번처럼 지원자가 적은 경우는 전례가 없었다. 내년 2월 추가모집에서 최소정원(5명)에 미달할 경우 교육부 규정에 따라 전공과목은 자동 폐지된다.
중앙승가대는 올해 김포학사로 이전하면서 학교시설이 대폭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자가 기대에 못 미치자 적지 않게 당황하고 있다. 중앙승가대는 당초 올해 입학 지원자가 100여명 이상 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교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상황을 건실한 학풍 결여, 스님들의 강원 선호 경향, 조계종 교육체계 문제, 홍보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결과로 진단하고 있다.
개교 이래 학교 내외의 크고 작은 문제가 외부로 표출돼 면학분위기가 조성돼 있지 않은데다, 강원과 동국대가 중앙승가대와 함께 종단 기본교육기관으로 돼 있어 중앙승가대를 고집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 교구본사들마다 강원을 운영하고 있다보니 기본교육기관 입교 대상자의 은사스님들이 강원을 선호하는 것도 한 이유로 꼽힌다.
중앙승가대는 우선 내년 2월 추가모집에서 부족한 정원을 채우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또한 추가 모집이 끝나는 대로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해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미달사태를 해결할 근본적인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중앙승가대 교학처장 종석스님은 “역경학과의 경우 학부과정으로 공부하기 어렵기 때문에 해마다 지원자가 줄고 있는 것 같다”며 “이 문제를 포함해 중앙승가대의 학풍을 개선하고 종단교육체계 재검토하는 등 학교 차원에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명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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