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억원 절감과 국립공원 보호 중 어느 것을 택해야 하나. 북한산국립공원 내 도봉산쪽에 거대한 터널을 뚫을 것인지, 아니면 국립공원을 침범하지 않고 10㎞ 이상을 우회하는 도로를 만들어야 하는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조계종 환경위원회(위원장 성타스님)와 제25교구 본사 봉선사(주지 일면스님)가 터널 반대운동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외곽 순환고속도로 가운데 송추∼의정부 구간 공사를 남겨두고 있는 한국도로공사측은 도봉산쪽 사패산 아래에 길이 4.6㎞, 왕복 8차선의 터널을 뚫어 순환도로를 완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조계종과 '북한산국립공원 관통도로 저지를 위한 시민연대'의 20여개 환경단체는 "국립공원이 갖는 상징성 자체가 중요하고 국립공원 생태계가 다른 지역보다 낫다"며 "국립공원을 뚫고 지나가게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도로공사 측은 "도로가 우회할 경우 7천억원의 공사비가 더 들어가고 보상 등으로 인해 공사가 더 늦어진다"며 "국립공원 훼손은 피할 수 있지만 전체 산림훼손 면적은 훨씬 더 늘어난다"고 맞섰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국립공원 내 터널을 짓되 터널 양쪽 입구 6백m∼1㎞는 도로 건설 후 흙으로 덮고 그 위에 나무를 심을 것을 도공측에 제안한 상태다. 하지만 국립공원의 경관을 최대한 지키겠다는 이 방안도 약 1천억원이 더 필요해 도공측이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조계종 환경위원회 관계자는 "환경부의 중재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봉선사를 비롯 회룡사, 망월사, 원각사 등 관통도로 인근사찰, 비롯 환경시민단체들과 연대해 국립공원을 지키기 위한 대책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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