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총무원장 혜초)이 창종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7월 10일 발족한 ‘태고종 종단 바로세우기 연합 승려대회 준비위(이하 승려대회 준비위)’가 현 총무원장 혜초스님 체제의 사퇴를 주장하고 나서자 총무원장 혜초스님은 인곡, 철화 스님 등 승려대회 준비위측의 핵심인물 9명을 전격 정적(停籍, 일정기간 동안 승려의 자격을 정지시키는 징계로 태고종 승니법 제 17조에 의하면 정적일로부터 종단의 모든 공직이 자동 상실되고 서류발급 등이 중지된다)시키는 중징계로 맞서고 있다.
또한 혜초스님은 현 종단 사태에 대한 원인 제공자로 세칭 7인장을 지목, 모든 공직에서 물러날 것을 주장했으며 승려대회 준비위측은 “징계는 무효이며, 종단을 바로 세우기 위한 전국승려대회를 이달안으로 열어 초법적인 차원에서 종단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지난 7월 10일 ‘승려대회 준비위’로부터 ‘종단의 분열과 혼란을 야기한 책임자들을 즉각 해임하라’는 요구를 받은 총무원장 혜초스님은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그럴듯한 주장으로 현 집행부를 무너뜨림으로써 자신들의 입지를 확보하여 종권을 재창출하려는 의도를 절대 묵과할 수 없다”면서 “종단의 주요 요직을 독차지하며 기득권을 가지고 실리를 추구해 왔던 세칭 ‘7인방’은 모든 종단 공직에서 손을 떼고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전국승려대회 준비위(위원장 철화)’도 7월 19일 창신동 원각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정원장 등 종단의 중요 지도자 및 중진 스님 징계행위는 무효임을 확인하고 만행으로 규정한다”고 규탄하고 “종단을 불화로 몰고간 장본인들은 삼보전에 깊이 참회하고 신성한 중앙불교회관 총무원사에서 물러가라”고 촉구했다. 이날 前 태고종 총무원장 인곡스님은 “보건공제회, 신협 등 본인과 관계되었다고 총무원이 발표한 ‘비리’는 전부 유언비어”라고 말하고 “ 내가 재집권하기 위해 승려대회를 연다는 총무원측의 주장 역시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밝혔다.
한치의 양보도 없이 심화되고 있는 태고종 분규에 대해 불교계는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까 우려하고 있다. 한 신행단체장은 “조계종 폭력의 악몽이 엊그제 같은데 한국불교 제2 종단인 태고종에서조차 스님들끼리 충돌하여 물리적으로 싸우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된다면 이 이상 한국불교를 추락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심각한 충돌 없이 대화로 수습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경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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