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30 (음)
> 종합 > 종단
태고종 또다시 "내분"
지난 3월 28일 순천 선암사 적묵당에서는 만장의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태고종 종회의원들이 새 총무원장으로 혜초스님을 만장일치 추대한 것이다. 혜초스님은, 3개월여 태고종을 내홍에 빠뜨렸던 두 세력이 마침내 양보와 타협으로 단일후보로 내세운 화합의 상징이었다. 그간 조계종과 함께 한국불교 종단을 이끌어가는 한 축인 태고종의 분규를 걱정스런 시선으로 바라보던 불교계도 태고종이 파국까지 가지 않고 이러한 화합의 결과를 도출한데 대해 안도하고 ‘역시 정통종단 답다’고 박수를 쳐주었다. 그런데 채 4개월도 못돼 전, 현직 총무원장을 주축으로 한 종권싸움이 재연되고 있다.

전 총무원장 인곡, 전 경남종무원장 철화, 운경, 백우스님 등이 주축이 된 ‘현 집행부’ 반대파 80여명은 7월 10일 타워호텔에서 모임을 갖고 “총무원장 혜초스님은 종단의 혼란을 야기시킨 책임자들을 즉각 해임하고 엄중 징계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이같은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승려대회를 열어 ‘종단을 바로 세우기’로 결의하고 이날 모임을 전국승려대회 준비위원회로 전환시켜 기구구성과 임원선임까지 마쳤다.

그러자 총무원 측도 다음날인 11일 “타워호텔에서의 모임을 심각한 해종행위로 간주, 주동자를 색출해 종헌종법에 따라 문책하겠다”고 경고했다. 또 ‘공제회’ '신협‘등 인곡스님 측과 연루된 각종 재정비리에 대한 공청회도 열겠다고 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지역, 정당, 언론, 경제, 사회 등 어느 곳 하나 대립과 갈등이 존재하지 않는 곳이 없다 할 정도로 심각한 혼란에 처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를 계도하고 중생들을 정토로 이끌어야 할 수행자인 스님들조차 스스로 약속한 화합을 깨고 갈등을 조장해 시끄러움을 더하니 불자들은 민망하기 그지 없다.

한쪽은 ‘초법적 성격의 승려대회 개최로 현 집행부를 불신임하고 종권을 쥐겠다’고 하고 , 다른 한쪽은 그렇다면 ‘인곡스님과 관련된 각종 비리를 들춰내 맞불을 놓겠다’고 한다. 이렇게 간다면 태고종은 불자들과 국민들의 지탄을 받는 ‘니전투구(泥田鬪狗)’의 싸움으로 자멸하거나 분종(分宗)의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을 지도 모른다. 4개월전 종단을 위해 양보로 화합의 손을 맞잡았던 것처럼 다시한번 ‘나’ 보다는 ‘종단’과 ‘불교계’를 생각하는 큰 마음을 내주기를 바란다.

이경숙 (취재 1부장)
gslee@buddhapia.com
2001-07-14
 
한마디
닉네임  
보안문자   보안문자입력   
  (보안문자를 입력하셔야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내용입력
  0Byte / 200Byte (한글100자, 영문 200자)  

 
   
   
   
2025. 9.2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