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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급 포함 1000여점 훔친 문화재 밀매단 적발
전 고미술협회장,사찰 주지,경찰,의사 등이 포함된 사상 최대 규모의 문화재 밀매단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형사7부(부장검사 이한성)는 4월 24일 전국 사찰 등지에서 국보·보물급이 포함된 문화재 1000여점을 훔쳐 밀거래한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 등)로 전 고미술협회장 공모씨(53) 등 24명을 구속 기소하고,대구 K병원 의사 김모씨(51) 등 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또 전 부산고미술협회장 조모씨(60) 등 4명을 수배했다.

검찰은 용비어천가 진본(조선중기 간행본),해인사 중수발원문,능엄경언해본,묘법연화경(천태종 근본경전),대반야바라밀경(보물급 불경),익안대군(태조의 셋째아들) 영정 등 문화재 1000여점을 회수했다.

구속자 중 추모씨(61) 등 문화재 전문 절도범 6명은 98년 7월 서울 봉원사 명부전에서 경찰관 손모씨(40·경사)가 망을 보는 사이 보물급 능엄경언해활자본 7점을 훔치는 등 전국 사찰을 돌며 복장(伏藏·불상 내부에 불경 등을 넣는 공간)유물 수백점을 훔쳤다.

특히 이들로부터 충청남도 지정문화재인 익안대군 영정을 4500만원에 사들인 공씨를 비롯해 전국의 화랑과 골동품점 대표 22명이 장물취득 혐의로 구속 또는 불구속 기소됐고,사찰 주지승 2명과 의사 김씨도 절도범들로부터 문화재를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수법=절도범들은 복장유물을 집중적으로 노렸다.대낮에 신도를 가장,불당에 침입한 뒤 불상 등쪽의 복장 입구를 열고 고문서 불경 탱화 등을 훔쳐냈다.전북 완주의 한 사찰에서는 2∼3일치 비상식량까지 준비해 5∼6m 높이의 대형불상 복장에 들어가 문화재를 빼냈다.

이들은 골동품상들과 짜고 전시회 등을 가장해 훔친 문화재 중 상당수를 일본으로 빼돌린 뒤 일제시대에 유출된 문화재를 되사오는 것처럼 수개월만에 국내로 반입,거래하는 ‘문화재 세탁’ 수법을 썼다.지난해 1월 충남 논산 금산사에서 도난당한 익안대군 영정은 이같은 수법을 통해 ‘일본에서 되찾은 우리 문화재’라는 프리미엄을 안고 1억원대에 거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또 장물취득 공소시효 5년이 지나면 ‘발굴 문화재’로 둔갑해 버젓이 유통되기도 한다.

◇회수한 문화재=국보급인 용비어천가 진본 7권은 조선 선조때 간행된 50질(1질은 10권) 중 일부로 현재 국내에 7질만 남아있다.

팔만대장경을 보관하는 해인사 판당고의 중수발원문은 조선 성종 21년에 작성된 학조대사의 발문과 시주자 명단이 들어있으며 판당고의 건축연혁 및 대장경 간행사실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다.

태고종 본산인 서울 봉원사에서 도난당한 능엄경언해본은 중국 송나라 승려가 간행한 수능엄경요해 10권을 조선 세조가 한글로 토를 달고 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번역한 것으로 보물급 문화재다.

묘법연화경은 조선 세종 30년 안평대군과 효령대군이 주도해 완성한 천태종 근본경전.쌍계사에서 도난당한 대반야바라밀경은 테두리에 금줄이 쳐진 보물급 불경이다.

검찰은 이밖에 불상,탱화 등 불교 문화재 수십점과 신라,백제시대 토기 20여점,각종 서예작품 등 1000여점을 압수해 출처를 추궁하고 있다.

2001.4.24 국민일보
2001-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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