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가 이제 받는 종교에서 베푸는 종교로 변하고 있다. 그간 대형 불사 등 외형적인 성장에 치중해 온 지역의 중심 사찰들이 하화중생(下化衆生)을 위한 복지불사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조계종 제1교구본사 조계사가 서울노인종합복지센터를, 제16교구 고운사와 영주봉화사암련이 영주장애인종합복지관을, 제11교구 불국사가 경주장애인종합복지관을 위탁운영하는 등 조계종 교구본사들이 97년 IMF관리체제 이후 활발한 사회복지사업에 나서고 있다.
본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조계종 24개 교구본사 중 사회복지사업을 펼치고 있는 본사는 모두 18개.
이중 통도사(통도사자비원) 신흥사(신흥사복지원) 동화사(불교사회복지회) 금산사(금산사복지원) 관음사(불교자비원) 마곡사(사회복지법인 백상) 송광사(늘기쁜마을) 범어사(사회복지법인 범어사) 등 8개 본사는 부설 사회복지법인을 설립, 노인ㆍ장애인ㆍ아동ㆍ청소년ㆍ부랑인 분야등 다양한 지역 사회복지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97년 ‘신흥사 복지원’을 설립한 신흥사는 속초ㆍ구로ㆍ본동 종합사회복지관과 제천장애인복지관, 전주 스포피아, 반야노인요양원, 2개의 어린이집 등 무려 8개의 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91년 통도사자비원을 설립한 통도사 역시 공창ㆍ중리 종합사회복지관과 경남도 학생기숙사, 부산 보현의집, 3개의 어린이집 등 7개의 시설을 운영중이다.
조계사와 불국사는 서울노인종합복지센터와 경주장애인종합복지관 등 대규모 시설을, 고운사와 쌍계사는 사암연합회와 본말사연합회 차원에서 영주장애인종합복지관과 하동청소년수련원을 각각 위탁운영하고 있다.
강원도 자연학습원을 위탁운영중인 월정사는 각 말사에 ‘1사찰 1유치원’을 구호로 교구내에 10개의 사찰 부설 유치원을 설립, 새싹 포교에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회복지재단 최종환 부장은 “최근 4~5년간 교구본사의 활발한 복지불사는 종단의 전폭적인 지원과 재단의 전문적인 지도에 힘입은 것으로 불교사회복지사업의 외연을 확대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불교사회복지사업은 '1교구 1법인, 1사찰 1시설'이란 구호아래 교구본사와 지역 사찰에 의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방자치시대에 부응하는 불교사회복지 발전을 위해서는 ‘불교사회복지원’ 설립을 포함한 ‘불교사회복지법’(가칭) 제정과 함께 교구본사 중심의 복지체계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권경임 박사(사회복지재단 자문위원)는 “현 사회복지재단을 독립적인 전담기구인 불교사회복지원으로 전환하고 각 교구본사별로 복지법인을 설립해 단위사찰의 사회복지사업과 연계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계종 교구본사 운영 주요 복지시설
1교구 조계사 - 서울노인복지센터, 종로구 낙산어린이집
3교구 신흥사 - 속초ㆍ구로ㆍ본동 종합사회복지관, 반야노인요양원, 전주 스포피아, 제천장애인종합복지관, 반야ㆍ연꽃 어린이집 등
4교구 월정사 - 강원도 자연학습원, 월정사부설 유치원 등 10개 말사 유치원
6교구 마곡사 - 양지마을
8교구 직지사 - 금오ㆍ모전 종합사회복지관, 상주 냉림사회복지관, 반야삼성어린이집
9교구 동화사 - 보리수마을 감천(미혼모 시설), 대구 남구종합사회복지관, 국민연금어린이집, 자비ㆍ관음의집
10교구 은해사 - 경산 백천사회복지관
11교구 불국사 - 경주장애인종합복지관, 불국유치원, 선재?룸비니어린이집
13교구 쌍계사 - 하동청소년수련원
14교구 범어사 - 선혜마을
15교구 통도사 - 경상남도 학생기숙사, 공창?중리 종합사회복지관, 통도사ㆍ연꽃ㆍ장미 어린이집
16교구 고운사 - 영주장애인종합복지관
17교구 금산사 - 대전 서구노인종합복지회관, 노인일거리 사업소, 경로식당
19교구 화엄사 - 여수 문수종합사회복지관, 노인복지회관, 연꽃?옹달샘어린이집
21교구 송광사 - 두송ㆍ송광 종합사회복지관, 송광ㆍ순천포교당 어린이집
22교구 대둔사 - 해남 유스호스텔, 한듬어린이집
23교구 관음사 - 제주 양로원ㆍ요양원
25교구 봉선사 - 구리 인창경로당, 봉선사ㆍ인창ㆍ딸기원 어린이집
김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