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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어> TV 속의 종교, 종교인
불교인인 나의 눈으로 보아서인지는 몰라도 요즘 TV를 보면 두드러진 현상을 발견할 수가 있다. 특정 타종교를 느끼게 하는 장면이 너무나도 많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십자가 목걸이를 한 출연자들이 부쩍 늘어난 것을 비롯해 전에는 삼가하던 자기종교 자랑을 염치없이 늘어놓는 경우도 눈이 띄게 늘었고 드라마 대사에도 종교적 색채를 필요이상으로 담는 경우가 많아졌다. 심지어 종교적 입장에서 가장 객관적이어야 할 뉴스에서까지 특정종교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경우마저 있다.

이런 분위기는 마치 모든 TV가 특정종교의 선교활동에 나선듯한 인상을 줄 정도이며 특정종교를 가까이 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출연자들이 TV출연을 더욱 보장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이는 TV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종교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PD와 기자, 작가, 리포터, 심지어 촬영기사까지도 TV화면에 크든 작든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TV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매체를 적극 활용하지 못하고 그것을 타종교에 빼앗기고 있다는 것은 분명 불교인들이 부끄러워 해야할 대목이다. 타종교인들이 이렇듯 사회 요소요소에서 왕성한 선교활동으로 자기네 종교인들을 심어놓고 선교에 나서고 있을 때 불교에서는 과연 무엇을 했단 말인가.

고작 BBS와 btn에 만족하며 그곳을 중심으로 한 자리다툼에 급급해 오지는 않았던가 돌이켜 볼 일이다.

하지만 특정종교가 공중파 TV를 장악해 가는 사회적 흐름도 여간 큰 문제가 아니다. 누구나 종교적 신념이나 선교의지를 가질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너무 지나치면 사회적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 아직 눈을 돌리지 못하는 지식인이 많은 것 같다. 문화적, 종교적으로 지나친 편식이 이 사회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지, 거기에 우려할만한 역기능은 없는지 TV방송 종사자정도면 한번쯤은 심각하게 살펴 볼 줄 알아야 한다. 이는 단순한 종교적 시샘이나 질투가 아니라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고자 하는 충언임을 덧붙인다.

나는 이 사회 구성원들의 의식구조와 생활패턴을 편집증환자처럼 만들어가는 TV를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욱 많다고 생각해 며칠 전 내 방에서 완전히 퇴출시켰다.

도수(정업도량 회주.본지 논설위원)
2002-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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