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지종이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강남 총지사에서 연 ‘승단 대토론회’는 신임 법공 통리원장이 정체된 종단 분위기를 바꾸고, 승단 전 구성원의 종단발전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 토론장이었다.
특히 총지종은 승단 대토론회를 공개하겠다는 의지까지 내보여 ‘열린 종단’으로 거듭나려는 모습을 교계에 내비쳤다. ‘무상(無相)불교’라는 종풍의 총지종이 불상을 따로 봉안하지 않았던 부분까지 안건으로 다루기로 해 교계의 관심을 더욱 중폭시켰다.
하지만 불상봉안 문제가 교계 안팎에 알려지면서, 총지종은 당초 입장을 바꿔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불상 봉안과 관련한 토론이 외부로 알려질 경우, 종단의 정체성이 흔들린다는 이유에서였다.
비공개 사유에 대해 총지종 한 관계자는 “종령(종정 격) 록정 종사께서 ‘불상봉안 문제는 언급할 수도, 언급해서도 안 될 중대 사안이니, 이번 승단토론회에서 이 문제를 다루지 말라’는 교시를 내렸다”고 서둘러 해명했다.
토론회가 끝난 뒤에도 토론 내용을 교계에 브리핑하겠다던 총지종은 이에 대해 내용을 일절 밝히지 않았다. 총지종 통리원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간부들이 대거 참여해 종단발전에 대한 토론회까지 열었는데, 굳이 그 결과를 감출 이유가 있을까.
이번 총지종의 갑작스런 태도변화는 ‘열린 종단’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법공 통리원장의 말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그동안 총지종은 시대를 선도하는 종단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늘 강조해왔다.
총지종의 발전은 곧 전불교계의 발전과 직결된다. 총지종은 이런 의미에서 하루빨리 열린 종단 운영의 기틀을 확립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 철 우 (취재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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