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함 입니다’
요즘의 광고카피에 이처럼 ‘단순함’이란 단어가 나타났다. ‘Simplicity’라 영어로도 적고 있다. 단순함이 인생을 복잡하지 않고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든가, 인생을 거추장스럽게 하는 복잡한 것은 더 이상 필요치 않다는 등의 문구가 뒤 따른다.
영어 Simplicity는 평이, 간단, 꾸밈없음, 천진난만, 등으로 쓰인다. 무엇으로 쓰든 여유로움이 배어 나오는 단어다.
광고카피에 나오는 ‘단순함’이란, 과학문명으로 하여금 보다 편리하고 간단한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봉사케 하겠다는 다짐일 것이다. 끝없이 편리함을 추구해 가는 인간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 Simplicity는 앞으로 상품개발에 있어 제일의 키워드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물론 지금까지도 그랬다. 복잡했던 기계조작들이 보탄 몇 개 눌러 해결하는 것으로 발전했다가 이젠 보탄 하나만으로..... 그리고 앞으로는 기계가 사람의 마음을 읽어, 알아서 해주는 식으로 바뀌어 갈 것이다.
그럼에도 불가사의한 것은 우리생활이 단순해지기는커녕 더욱 복잡해져만 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과학문명이 추구하는 ‘단순함’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과학문명이 가져오는 ‘단순함’은 우리 삶의 ‘단순함’과 다른 것일까.
지금 우리 생활주변에는 예전에 없던 수많은 이기(利器)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 수많은 이기들이 모두 단순화를 지향해 왔다고는 하나 늘어나는 이기의 숫자만큼 우리 생활은 더욱 복잡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는 모순은 무엇을 말해 주는가.
Simplicity의 삶이란 문명의 이기들이 아무리 Simplicity를 추구해 왔다 해도 우리 삶의 주변에서 그 이기의 숫자를 줄이는 것일 터이다. 광고에 미안하지만 ‘인생을 거추장스럽게 하는 불필요한 것’이란 그 카피처럼 말이다.
김징자( 언론인. 본지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