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남원 실상사에서 재개된 선우논강이 교계 안팎의 시선을 끌고 있다. 60여명의 승려들이 모여 한국불교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물론 비판은 건전한 불교문화를 건설하는 밑거름이다. 건전한 비판문화가 정립될 때 그 집단은 발전을 담보할 수 있다. 때문에 어느 집단이나 그 집단의 발전을 위해 칭찬과 비판이 상존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이 선우논강을 주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불교 현실에서 이들의 비판은 오랜 가뭄 뒤에 내린 가랑비이기 때문이다. 가랑비에 가뭄이 해갈되지는 안겠지만 희망과 용기를 지닐 수 있기에 격려와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한국불교의 장자종단인 조계종은 그들이 추구하는 선적 깨달음의 세계가 지나치게 신비화 내지 관념화 되어 있다는 비판을 받아 온지 오래이다. 부처는 있으되 중생은 없으며, 불법은 있으되 그 가르침의 실천자는 없다는 것이다. 박물관의 골동품처럼 문화와 역사를 팔아먹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도 있다.
“조계종은 사기 집단이다”라거나 “화두 들고 선방에 앉아 있는 것이 선인가?”하는 각화사 선원장 고우스님의 사자후는 뼈저린 자기반성에서 터져 나왔기에 새벽 종성처럼 다가오고 있다.
애정이 없으면 비판이 없다. 우리는 선우논강과 같은 모임이 더 많이 활발하게 활동하길 고대한다. 종단문제 뿐만 아니라 사회문제, 인간문제까지도 깊숙하게 탐색하여 진정한 승가의 모습을 회복하는 단초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