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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탁소리>선거와 돈
10월31일 낮 12시 30분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 조계종 제13대 중앙종회의원 직할교구 선거를 위해 선거권자(투표인단)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선거권자만 860여명에 모두 4명의 종회의원을 선출하는 직할교구에는 출마자가 8명이나 됐고, 그런 만큼 적지 않은 자금(?)이 풀렸다는 소문이 나돌았었다.

진위를 알아보기 위해 한 스님에게 사실여부를 확인했더니, 그 스님은 “적게 쓴 스님은 2억원 정도, 많게는 6억원 정도를 쓴 스님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한 스님은 “받기는 했는데 누굴 찍어야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다른 스님은 “종회의원에 당선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가장 중요하지만, 권속들을 어떻게 챙겨왔는지, 또 자금을 어느 정도 동원할 수 있는지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는‘3당2락’이라는 해괴한 말도 흘러나왔다. ‘3억을 쓰면 당선되고, 2억을 쓰면 떨어진다’는 것이다. 헛소문이라고 무시해 버리기에는 웬지 씁쓰레하다. 왜 이런 ‘돈소문’이 선거가 거듭될수록 자꾸 나오는 걸까.

물론 출마자들 모두가 선거자금을 동원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돈봉투 따라 투표한 사람도 많지는 않았을 것으로 믿고 싶다. 그러나 선거라는 것이 다른 한쪽에서 돈을 쓰면 이쪽에서도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게임’이라는 점에서, 자의든 타의든 상당수의 출마자들이 가만히 있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추정도 가능하다.

선거날 들은 세 스님의 말이 어느 정도 신빙성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스님들 선거에서 돈이 오간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오는 것 자체가 여간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돈얘기’가 근본적으로 나올수 없도록 종단에서 스님들의 의식과 선거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한명우 기자
mwhan@buddhapia.com
2002-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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