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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차선회를 활성화하자
“어떤 것이 향상(向上)의 진리입니까?” “만리에 백골(白骨)이 즐비함이로다”. 이상은 지난 10월 20일 부산 소재의 해운정사에서 개최되었던 세계무차선회에서 벌어졌던 법거량 내용이다. 사람을 향상시키는 진리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세상에 백골이 즐비하다는 대답은 엉뚱하다 못해 상식을 초월해 있다.

이번대회를 보고 가장 놀란 사람은 다름 아닌 중국의 정혜스님. 무차선회의 전통이 사라진 중국불교계의 현실에서 선어록에서나 짐작했던 무차선회가 한국에 온전히 계승되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을 넘어 경악에 가까웠다는 고백이다.

중국에서는 법의 보편성, 법의 공유성을 실천한다는 의미에서 무차법회가 시작되었다. 양나라 대통원년인 527년의 일이다. 이것이 선종의 발전과 함께 무차선회로 계승되었다. 우리나라는 20여년전까지 선원에서 안거가 끝날 무렵에 혹은 특별한 장소와 기일을 정하여 시행되어 왔다.

이번처럼 규모가 큰 무차선회는 98년도에 전남 장성의 백양사에서 서옹큰스님의 주도로 개최되었다. 금년이 3회인 셈. 그러나 금년을 끝으로 국제무차대회는 사라질 형편이다. 비용을 비롯해 제반 여건이 만만치 않다는 후문이다. 승속을 막론하고 함께 어울려 법거량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불교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여건이 어려워 훌륭한 전통이 사라진다는 것은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선 선원을 중심으로 무차선회의 전통이 계승되어야 할 것이다. 승속이 어울릴 수 있는 대규모무차선회는 종단 차원에서 기획되면 가능하다. 훌륭한 전통이 계승될 수 있도록 사부대중 모두가 애정을 지녀야 한다.
200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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