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가 창간 8주년 특집의 일환으로 지나간 대선 기간 동안 발표되었던 대불교계 공약(公約)을 점검한 결과 이에 대한 실행율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약(空約)으로 끝난 것이다.
선거공약은 대중에 대한 공공연한 약속이기 때문에 당락을 불문하고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자신들의 약속에 대해 진지한 태도를 보여준 정치인은 아무도 없었다. 이번 대선주자들 역시 대불교계 공약을 발표하리라 예상한다. 지키지 못할 공약은 내걸지 말고, 발표된 공약에 대해서는 지켜야 할 것이다.
불경에서는 정치인들을 방범(防犯)과 같이 간주한다. 백성들의 안녕과 사회의 질서유지를 위해 그들에게 재판권과 경찰권을 위임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정치인들이 그들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면 위임했던 권한을 돌려받아야 마땅하다고 본다. 권리를 돌려주지 않을 때에는 단합해서 그들을 사회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계약설에 입각한 이상과 같은 논리는 <<기세경>>, <<기세인본경>> 등에 나오는 가르침이다.
많은 대선 주자들이 표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불교계의 행사에도 이들이 단골손님들이다. 부처님의 제자들은 개인적인 이익에 사로잡혀 부화뇌동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저들의 지키지도 못할 공약에 현혹되어서도 안 될 것이다. 과연 이들이 얼마나 정직한 사람들이며, 이 사회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며, 인간과 생명체들의 공간 확보와 생명을 현양하기 위해 어떠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인가를 판단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