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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세상보기>수방시설 정기점검제도 도입을
8월 5일부터 10여일 이상 쉴새 없이 내린 폭우로 낙동강 하류지역이 초토화되어 완전 복구도 이루어지기도 전, 또다시 9월1일 태풍 ‘루사’가 한반도를 강타했다. ‘루사’는 서울 등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에 200여명의 인명과 3조2천500억원의 재산 피해를 낳았다.

전 세계가 기상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루사’는 국토가 황폐화될 만큼 엄청난 재해를 입혔다.
낙동강은 지난번 집중호우에 이어 다시 홍수경보가 발령되는 등 범람위기를 맞고 있다. 기상악화로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이 한때 중단되었으며, 경부고속도로, 동해고속도로, 88고속도로도 산사태로 통제되는 등 고속도로와 국도, 지방도 30개 노선 61곳에서 정상적인 통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강풍과 산사태 등으로 전선이 끊기거나 전신주가 넘어져 66만 7천여 가구가 정전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하였다.

‘루사’는 비의 양과 바람의 세기 등 태풍 자체의 위력으로 볼 때 1959년 한반도를 강타한 ‘사라’ 이후 가장 강력한 태풍이었다. 따라서 많은 인명피해가 난 것은 태풍 자체의 위력이 컸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당국의 허술한 안전관리와 재해대책, 시민들의 안전 불감증에도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수해의 사망, 실종자의 원인을 분석해보면 산사태, 가옥의 붕괴 및 매몰, 하천의 급류에 의한 것이었다. 강릉시 왕산면 35번 국도 산사태도 안전규정 무시로 발생한 대표적인 인재(人災)라는 지적이다. 건설교통부가 산을 깎아 도로를 만들 때 돌의 위치와 결의 상태와는 관계없이 획일적으로 63˚의 경사각을 유지하도록 한 ‘절개지의 규정이 산사태를 유발시켰으며 또한 실종자의 대부분이 강풍이나 호우에도 불구하고 대피하지 않고 하천변을 오가거나 잔류를 한 것으로 보아 안전불감증도 인명피해를 초래하는 원인이 되었다.

하천에서 물의 흐름을 방해하는 것은 제방구조물이다. 그러나 이 구조물을 그동안 소홀히 다루었고 또한 제방에 관한 연구도 부족했다. 지금까지는 하천제방 시공은 하천에 있는 재료를 좌우로 긁어모아 놓고 간단히 잔디나 심는 정도였다. 이제부터라도 제방을 계획대로 시공하여 일정한 압력에도 견딜수 있도록 해야겠다.

뿐만 아니라 하천의 댐이나 제방과 같은 대형구조물과 수문, 육갑 등의 소형구조물이 포함되는 수방시설물은 일정 기간의 간격으로 점검이 필요하다. 한번 지어놓고 무너질 때까지 쓴다는 생각은 피해를 초래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다.

또한 정부가 대국민 수방홍보시책을 펴나가기 위해서는 정부의 대책을 국민에게 사실대로 공고하여 국민들이 협조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할 사항을 주지시킬 수 있어야 한다. 대국민 사업은 강도 높은 수방훈련과 교육이 필요하다. 민방위훈련을 활용하는 것도 적절한 방법일 것이다.

정부는 국가 기간시설인 하천시설을 과소평가하여 적절한 지원이 이뤄지지 못했다. 매년 지원해 온 기간시설물 투자가 도로시설에 70%이상 편중되어 있고, 하천시설물에는 13%에 불과한 점을 보더라도 극명히 드러난다. 이제라도 정부는 하천시설물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해야 할 것이다. 복지선진국가로 가는 길은 수자원시설과 환경복지시설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태풍 ‘루사’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가르침을 되새기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안상진 충북대 교수, 한국수자원학회장
2002-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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