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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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어>자연친화적 사찰
절이 들어서 있는 산중은 어디라고 할 것 없이 명당이다. 조용하고 자연 속에 묻혀있기에 찾는 이의 마음을 평온하게 해 준다면 바로 그곳이 명당임에 틀림없다. 딱이 불자가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사찰을 찾는 이유는 바로 자연속에 자연 친화적으로 존재해 있기 때문이다.

환경보호문제는 요즘 들어 개발론자과 자연보호론자들 사이에 토론이 아닌, 물리적인 충돌까지 발생하게 된 것을 보게 되어 무척 안타깝다. 각 자, 자신들의 주장에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겠지만 그런 물리적인 충돌은 자연친화적인 행동(?)들이 아니다.

이름 있는 큰절을 찾다보면 저절로 우리 자신들부터 먼저 자연친화적인 마인드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명찰일수록 수려한 자연경관 속에 있게 마련인데 많은 사찰들이 불사를 하고 있고 또 그 과정에서 세속적인 개발과 다름없는 불사를 거리낌없이 하는 것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개발의 불사가 과연 우리들이 함께 부르짖고 있는 자연친화적인 것인가 회의가 든다. 불교계가 하면 어떤 것이든 ‘자연친화적’이고, 개발론자가 하면 ‘자연친화적이 아니란’ 것은 착각이고 깊이 생각하고 넘어갈 대목이다.

필자가 자연친화적이 아니란 느낌이 드는 것중 대표적인 것이 사찰의 해우소다. 전통적인 양식의 변소를 고집하는 사찰이 있는가 하면 외견상으론 현대화시킨 것처럼 보이지만 오물을 정화하지 않고 그냥 흘려내버리는 해우소도 많다. 정화조가 없으면 생활오수도 그냥 배출된다는 것을 생각해 보자. 절의 자연경관이 수려하여 찾는 이가 많다면, 더욱 많은 신도들이 찾는 절이라면 생활오폐수의 양은 이미 자연친화적이 아닌 수준이 된다.

라인강을 끼고 유럽의 여러 나라가 존재한다. 알프스의 제르맛에 있는 마터호른이란 유명한 산이 있는데 그곳을 올라가면 중턱에 자그마한 산장이 있다. 놀라운 것은 이 산장의 크기 보다 그곳의 정화조 크기가 더 크고 견실하게 되어 있다는 점이다. 알프스를 공유하고 있는 국가들이 서로 협력하여 수원(水源)의 원천에서부터 철저히 정화하는 자연친화적인 현상은 우리에게 큰 교훈을 안겨준다.

우리도 수원의 가장 상류에 위치해 있는 사찰들부터 철저하게 오폐수를 정화하도록 노력 해보자. 그런 불사부터 먼저 하자는 것이다. 형식적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오폐수 정화에 철저한 정화조를 만드는 일은 가장 기초적인 자연친화적 불사다.

이근후(불교상담개발원장, 본지 논설위원)
2002-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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