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민족통일대회 기간 중 서울 조계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남북 불교도 합동법회는 분단 57년 만에 처음 남북 불교도가 서울에서 한자리에 모여 합동 법회를 연다는 의미에서 기대를 모았으나 정부의 북측대표 외부일정 불허방침으로 무산되고 말아 안타까운 여운을 남겼다.
광복절을 기념해 남북불자들이 통일 염원을 하나로 모아 서울 조계사와 북한 묘향산 보현사에서 각각 동시에 법회를 열고 공동발원문을 내기 시작한 것은 3년 전부터였다. 이후 6.15 남북공동선언 후 전개된 만만치 않은 정치 외교 군사적 격랑 속에서도 남측에서는 이제 ‘한자리 합동법회’를 이루어 낼 것이라는 기대에 차 있었다.
비록 북한의 종교가 정치이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해도 북한 내 60여개 사찰에 3백여 명의 스님, 10만 여명의 신도들이 있고 이들이 모두 부처님 정법에 목말라있을 것이라는 점을 예상키 어렵지 않다. 어떤 형태이든 남북 불교도들이 한 시간에 함께 같은 뜻의 법회를 올린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의미를 갖는다.
비록 서울에서의 합동법회가 무산되었다 해도 앞으로 거듭될 동시법회는 남북불자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데 기여 할 것이라 믿는다.
불교를 비롯한 종교인들은 6.15 남북공동선언 이전부터 정치적 이념을 떠나 남북교류의 물꼬를 트기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고 느리나마 그 결실을 하나씩 거두어 왔다. 이는 통일을 위한 종교계 역할의 비중을 가늠케 한다.
특히 불교는 인도적 이념을 같이하는 자비 보시 상생의 종교다. 통일에 대한 접근으로 이만한 덕목이 어디 있을까. 통일을 향한 불자들의 불자다운 공덕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