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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법륜 스님 막사이사이상 수상 의미
올해 막사이사이상 ‘평화 및 국제 이해 부문’에 법륜 스님이 수상자로 결정됐다. 법륜 스님의 이번 수상은 ‘개인의 영광’을 훌쩍 뛰어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종교 본연의 자세와 구실에 대한 중요한 몇 가지를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선정위원회에서 “지금까지 수년간 남북화해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한 모든 민간단체에 주는 상”이라고 밝힌 것에서 볼 수 있듯이, 그 동안 법륜 스님은 ‘조건 없는 베풂’이라는 불교의 덕목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타종교와의 연대를 원만히 이루어냈다.

둘째, 종교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치적 이념과 ‘거리 두기’가 필수적임을 보여 주었다. 법륜 스님이 중추적 역할을 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을 시작한 96년은 ‘햇볕 정책’과 같은 발상이 어려운 때였다. 사회적 분위기나 정치적 이념을 초월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었다. 그동안 우리는 세상을 일시에 바꿔놓을 듯한 거창한 구호나 ‘~주의’를 수 없이 봐 왔다. 하지만 그것들 대부분은 한 때의 진실이었거나 현실적 힘의 우위에 바탕을 둔 허상이었음을 비싼 대가를 치르고 깨달아야 했다. 종교는 어떠한 경우고 정치권력이나 이념으로부터 자유로워야만 그 본연의 구실을 다할 수 있음을 확인시켜 준 것도 이번 수상의 중요한 의미다.

셋째, 스님이든 목사든 신부든, 사회적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운동가가 아니라 성직자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법륜 스님은 ‘자신의 평정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며 상을 사양하려 했다고 한다. 또 ‘승려로서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도 했다. 종교의 아름다움은, 성직자의 성직자다움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참으로 스님다운 태도가 아닐 수 없다.
2002-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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