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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속뉴스] 이름뿐인 경승
대한불교경승단(단장 도영)이 7월 19일부터 한달여에 걸쳐 경찰청과 지방청을 포함해 전국 200여 경찰서를 대상으로 경승현황 파악에 나섰다.

경승의 유무와 활동 상황은 물론 경승실 설치 유무, 경찰불교회 구성 및 활동현황, 주요 임원현황 등이 조사대상이다. 경승단은 이번 조사를 통해 경찰포교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조직의 효율적 운영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조사시작 20여일 동안 집계한 중간 결과만으로도 충격적이다. 결과가 집계된 70여 경찰서 상황을 보면, 정기적인 활동이 전무한 곳이 절반을 넘는다. 이름만 걸어놓을 뿐 활동은 하지 않는 경승들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군과 경찰에 대한 선교를 강화하고 있는 개신교 등 타종교와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다.

경승단칙에는 ‘경승은 경찰 및 가족, 부상자 및 유가족, 유치인 등에 대한 포교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경승의 역할을 규정짓고 있다. 이같은 규정이 아니더라도 경승이라면 경찰불자들의 신행을 돕고, 경찰불교회의 법회를 지원해야 한다.

조사결과에서 본듯이 경승들의 활동이 저조함에 따라 포교 현장에서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모 지방경찰청의 경우 6백명이 넘는 직원 중 경찰불교회원은 30여명에 지나지 않을 만큼 경찰포교가 미약한데도, 이곳 경승들은 뒷짐만 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역의 한 포교사는 “경승들이 이름만 걸어놓고는 법회에 와서 법문 한번 제대로 해준 적 없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영남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경승은 “솔직히 이름만 걸어놓고 명예와 민원 해결 등 잇속만 챙기는 경승들도 있다”며 “중앙에서 조직적으로 관리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근본적으로 포교의지가 없는 경승 본인에게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들과 직접적으로 대면하는 경찰에 대한 포교의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경승의 적극적인 활동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포교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한마디로 인식부족과 무관심 때문이다. 임명된 경승의 활동 여부는 본인의 의지에 달려 있지만, 이를 독려하고 지원하는 시스템 없이는 미봉에 불과할 뿐이다. 따라서 조계종 등 각 종단의 관심과 경승단의 효율적인 조직 운영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박봉영(취재1부 기자)
bypark@buddhapia.com
2002-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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