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 > 오피니언 > 세상보기
<불자세상보기>농산물 특화로 우리 것 지켜야
최근 마늘 문제가 사회적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제의 발단은 중국과의 협상내용을 국민에게 상세히 알리지 않은데 있지만 사실 마늘은 언제나 문제가 될 소지를 안고 있었다. 이번 마늘파동은 우리 농산물 전체의 문제를 그대로 내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약 35만 농가가 45만㏊에서 45만톤을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약 24,000톤의 마늘을 지난해에 수입하였으니 이는 국민 1인당 약 10㎏ 이상을 소비한다는 셈이 된다. 마늘은 저장력이 없기 때문에 장기 저장이 어렵다. 불행하게도 마늘은 씨가 생기지 않으므로 육종도 되지 않는다. 그러니 신품종 육성에 의한 획기적 다수확 품종을 기대 할 수도 없다.

마늘은 겨울에도 재배가 용히하고 어느 정도 경제성이 있기 때문에 마늘 재배 면적은 꾸준히 늘어가고 있다. 이처럼 제한된 조건에서 생산된 마늘의 가격에 대해서는 늘 팽팽한 긴장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단가가 월등히 낮은 중국산 마늘이 무한정 들어온다면 우리 마늘 농가의 장래는 불문가지다.

마늘은 품질이 매우 중요하다. ‘알린’이라는 성분이 마늘의 품질을 좌우하는 잣대다. 알린이 분해되면 ‘알리신’ 이라는 성분이 되는데, 이 성분은 살균력이 매우 강하여 12만배로 희석하여도 세균을 죽일 수 있으며 결핵 치료제인 ‘파스’나?스트렙트마이신‘보다 강한 항균력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강장제로써도 높은 약리효과가 있고 피로회복에도 탁월한 작용을 가지고 있다. 이 알린이 우리나라 재래종에 월등히 많이 들어 있다. 그런데도 우수한 품질의 우리 마늘이 수확량이 작다는 단 한가지 이유로 외래종에게 밀리고 있다. 즉 한국 재래종 대신 외국 다수확 품종을 재배한다는 것이다.

마늘 문제가 심각해지자 많은 사람들이 중국 마늘 수입 제한할 수 있도록 계속적인 협상을 하라는 소리가 높다. 또 WTO의 규정으로도 재협상이 가능하다는 이론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물론 우선 급한 것은 무제한적으로 들어오는 중국산 마늘을 통제하고, 저장 시설의 확충, 기계화 촉진 등 여러 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어떤 방법도 마늘 농가를 경쟁적으로 계속 보호할 수 없다. 왜냐하면 수입 마늘과는 가격경쟁에서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영 방법이 없는가. 방법이 있다. 그것은 우리나라 재래종을 살리는 길이다. 현재 일반 마늘 재배 단지는 말할 것도 없고 고유한 재래종을 생산하던 지역도 외래종과 섞여서 어느 것이 진짜 재래종인지 구별이 어렵게 되었다.

그런데 한가지 중요한 점은 어떤 외래품종을 한 지역에서 재배하여도 그 고유한 성분에는 여전히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는 아직도 어느 지방 마늘하면 값이 아무리 높아도 그 품종을 선호하는 것은 그 품질의 우수성을 잘 알기 때문이다. 확실히 그 지역 재래종이라는 것이 증명된다면 가격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늦은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중장기 계획으로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재래종을 찾아서 그것을 체계적으로 생산하여 공급하는 것이다. 이것은 마늘 농사를 영원히 보호하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같은 품질의 마늘을 다른 지역에서 생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희돈 영남대학교 원예학과 교수
2002-07-29
 
한마디
닉네임  
보안문자   보안문자입력   
  (보안문자를 입력하셔야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내용입력
  0Byte / 200Byte (한글100자, 영문 200자)  

 
   
   
   
2024. 11.23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