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새벽 발생한 '북한산 살리기 정진도량' 폭력 유혈사태에 대한 사회적인 지탄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북한산 국립공원을 온전히 보전하려는 스님들과 환경단체의 노력을 1백20명의 폭력배를 동원해 억압하려 한 사건은 대단히 중대한 사태이다.
이러한 일은 일찍이 없었다. 환경운동에 대해 대규모 폭력배들을 동원해 억압했던 적도, 기도 중인 수행자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했던 적도 없었다. 이익을 내는 것이 기업의 목표일지라도 지켜야 할 도의가 있다. 이번 일을 덮어두면 이익을 위해서는 종교인의 숭고한 뜻도 짓밟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안타까운 사례로 남을 것이다. 이러다가는 우리 사회의 양심과 도덕은 발붙일 곳이 없어진다.
23개 시민ㆍ종교단체들은 사건 발생 이튿날 '북한산 농성장 폭력행위 진상조사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폭력 행위의 배후를 밝힐 것을 촉구했다.
우리는 이번 사건이 폭력 현장을 지휘했던 몇몇 사람에 의해 저질러진 단순한 일이라고 볼 수 없다는 데 동의한다. 폭력 행위의 배후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조계종은 이번 사건을 스님들간의 갈등으로 몰라가려는 의도에 대해 이미 경고한 바 있다. 수사당국은 이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이번 사건의 더욱 근본적인 원인은 국립공원 자연환경과 사찰의 수행환경을 심각하게 훼손토록 돼있는 현재의 노선을 결정한 데 있다. 북한산을 관통하는 공사를 중지하고, 대안노선을 협의하라는 주장은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국립공원인 북한산의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방향에서 노선을 재검토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