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는 역사적 교학적 배경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쉽게 통불교라는 말을 하지만 그것은 더더욱 교단의 성격을 모호하게 할뿐만 아니라 제종융합의 성격 속에서 종법상의 종지종풍과 종단의 종교적 현실이 괴리감을 지닌 채 유지되도록 만들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불학연구소의 주장은 매우 설득력 있음에 분명하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우선 수행과 교화체계 정립은 단시일 내에 이룰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몇십년, 아니 몇 백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만큼 중차대하고 방대한 작입이다.
불학연구소가 설문조사 이후 이와 관련한 학술대회를 개획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더 치밀하고 세부적인 진행 계획이 세워져야 한다.
스님과 재가자들의 '자기 반성적 성찰'도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아도 간화선이나 소위 말하는 '제2수행법'에 대한 여러가지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편견 없는 마음으로 공정히 평가하고, 꼭 필요하고 시대흐름에 부합하는 체계를 갖추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