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히말라야 산에 공명조를 아시나요?···”
기자가 대학재학시절 어린이법회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었던 찬불동요 ‘공명조 이야기’이야기의 한 부분이다. 이렇다할 찬불동요가 없었던 그때 종이에 복사된 악보를 나누어주며 춤과 노래를 어린이불자들과 함께 배웠던 이 노래가 찬불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좋은 벗 풍경소리’의 오늘을 있게 한 시발점이라는 걸 최근에서야 알았다.
지난 1994년 찬불동요·가요 창작과 보급의 원력을 세우고 이종만, 정유탁씨 등 몇몇 젊은 불자들이 주축이 되어 서울 수송동 쪽방에서 활동을 시작한 좋은 벗 풍경소리. 그동안 총 14장의 찬불동요 앨범과 법회의식곡집 등을 펴내며, 어려운 가운데서도 묵묵히 우리 찬불가를 지켜온 사람들이다.
이같은 풍경소리가 지난 5월초 서울 마포의 사무실을 비워야만 했다. 사무실 사용료를 제때에 내지 못해 자비를 모아 마련한 사무실 임대보증금 1천만원을 모두 까먹고 거리로 나앉을 형편에 놓였던 것이다.
하지만 풍경소리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이들의 딱한 사정을 접한 청도 운문사 대중스님들과 몇몇 스님들이 뜻을 모아 후원금을 마련하고, 조계사 인근의 불구용품전문점 길상원 사장이 마음을 내어 길상원 2층 창고 한 켠을 사무실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것이다.
3일 한국불교 1번지 견지동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한 좋은 벗 풍경소리. 지나온 시간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보다 왕성한 활동으로 한국불교의 미래를 우렁찬 목소리로 노래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은자
취재2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