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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찰을 지역사회 문화중심지로
충남 공주시에 소재한 동학사에서 4월 24일 불교문화원을 개원했다. 불교한문서당, 꽃꽂이 등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의 전당이 되리라 말한다. 중요한 것은 사찰과 인접한 곳에 자리잡고 있던 음식점 5곳을 헐고 그 자리에 건평 303평의 건물을 지어 인근 신도들의 문화공간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한국정신문화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는 불교지만 일종의 정신적인 골동품 이상의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고 비판받아온 지 오래되었다. 이런 가운데 동학사가 지역문화의 창달을 위해 문화원을 개원한 것은 불교의 정체성을 되찾는 일이기에 격려와 박수를 아끼지 않는다.

사찰이 지역문화의 중심 역할을 한 것은 매우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당나라 시대에 사찰은 열반회, 욕불회, 성도회 등의 고유 행사를 개발하여 사람들의 문화의식을 제고시켰는가 하면 사회복지사업 등을 시행하여 일반서민들의 정신적 귀의처가 되었고 돈 없는 서민 자녀들을 위한 교육기관 역할도 했다. 우리 나라도 고려시대까지 사찰이 지역문화의 중심지로서 교육, 의례, 축제의 장소였다.

한국 사회에서 불교가 중흥하는 첩경은 사찰이 지역문화의 중심지가 되는 것이다. 문화의 한 현상이 종교지만 종교는 문화 창달의 중요한 동력인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단순히 성스러운 공간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법당까지도 댄스홀로 내줄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중생이 없는 부처는 존재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동학사의 문화원 개원이 한국불교 발전을 위한 시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
2002-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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