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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뿌리지 않고는 거둘 수 없다
불국토어린이불교교육연구소의 조사 발표에 따르면 작년 11월 10일부터 11일까지 양일간 대한불교어린이지도자연합회 제32차 연수회에 참석한 전국 어린이법회지도교사 411명을 대상으로 ‘어린이 포교 활성화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당시까지의 봉직기간이 채 1년이 안 되는 경우가 45%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과 우려를 금치 못하게 한다.

불교는 철저하게 인과법을 가르치는 종교로 인식되어 있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로 대신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은 교계가 그만큼 어린이 포교에 무관심했다는 의미이다. 불교계의 신도들이 상대적으로 노령화되어 있다는 점은 많은 기관들의 조사로 밝혀진바 있다. 그것은 차세대 신도들을 개발하려는 종단의 의지가 전무했기에 빗어진 결과이다.

불교계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어린이와 청소년들과 친밀해질 수 있는 많은 기회들을 선점 당했다는 점이다. 유치원, 학교교육, 사회복지사업, 놀이문화 등등 해방 이후 상대적 열세를 극복하고 있지 못하다. 그나마 어린이 법회를 통한 접근이 비교적 용이한 방법 중의 하나이지만 사찰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존 사찰의 환영을 받고 있지 못하다. 그러다 보니 기존의 어린이 법회 역시 있는 것만으로 감사해야할 처지이다.

조사결과에서도 나왔듯이 시급한 문제는 어린이 법회의 교육 및 활용에 대한 불교적인 프로그램의 개발이며, 전문적인 어린이 지도자를 양성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대부분이 자원봉사자 이거나 비전문가들이다. 사찰 역시 이들의 봉사만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의 활용은 요원하기만 하다. 어린이 포교는 미래불교에 대한 투자이니 만큼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해야할 것이다. 뿌리지도 않고 거두겠다는 흑심을 버려야 불교계의 앞날이 밝다. 종단은 이런 일에 앞장서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2002-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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