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사회도 사형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가고 있다.
그 논리는 사형제도 자체가 사회라는 집단을 앞세운 또 하나의 살인이라는 것이다.
부득이 한 경우가 아니면 사형수들이 격리된 공간에서 참회와 징역을 통해 사회에 진 빚을 갚고 죽어야 한다고 말한다. 혹자는 이런 주장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너무나 이상에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형제도 폐지론자들의 이러한 주장에 필자는 동감한다. 인간의 생명 아니 미생물의 생명까지도 존귀한 것이며, 생명의 존엄성은 다른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부처님은 생명체를 위해하는 직업 즉 무기매매, 독약매매, 인신매매 등을 불교도들이 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며, 심지어는 인간의 자율과 존엄성을 규제할 수 있는 재판관이나 사형집행인 등의 직업도 좋지 않다고 말한다.
필자는 불교도들이 앞장서서 사형제도에 반대해야 한다고 본다. 생명에 대한 찬양은 그들이 평화와 자유 속에서 살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하는 것이다. 설사 생명에 위해를 가하는 일들이 발생하더라도 그것은 우리들 모두의 공동책임임을 통감하고 범죄자들에게 참회의 기회를 주어야 공업중생의 도리를 다하는 것은 아닌가.
가리왕은 옛날 자신의 품속으로 날아든 비둘기를 살리기 위하여 독수리에게 자신의 몸을 대신 주었다. 이것은 부처님의 전생담에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불교도들이 생명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주는 것이다. 차라리 내가 죽을지언정 남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설사 그것이 사형수의 생명이라 할지라도 그의 생명 역시 소중한 만큼 참회와 반성을 통해 사회에 대한 채무를 해결하고 업의 윤회를 끊을 수 있도록 유도해야만 한다. 사형제도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부정하는 것이란 점에서도 이 제도가 하루 빨리 폐지되기를 바란다.
차차석(동국대 사회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