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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계종 정체성 찾으려면
조계종이 통합종단으로 출범한지 40년을 맞았다. 조계종의 40년을 돌아보면 60년대는 역사의 질곡 속에 휘말리며 비구 대처 분규라는 심한 몸살을 앓았고, 70년대는 터 잡기에 안간힘을 쓰느라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 80년대에는 연이은 종권다툼으로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었으며, 90년대에는 내홍의 여진으로 말미암아 정체성을 찾을 겨를이 없었다.

40년간의 긍정적 성과라면 조계종이 한국불교의 전통종단, 장자종단이라는 대표성을 확실하게 획득한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2000년대 들어 비로소 안정 속에 개혁에 힘쓰는 모습도 고무적이다. 하지만 조계종이 풀어 나가야 할 숙제는 아직 많다.

1월 15일 조계종 총무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전통종단으로서의 종교적, 문화적 정체성을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종단 안정과 화합, 종단의 수행가풍 진작과 개혁, 사회적 역할증진을 언급하였다. 덧붙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설립하겠다는 계획도 피력하였다. 진취적인 의지가 돋보이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해결해야 할 가장 우선적 과제는 수행가풍 진작과 개혁이다. 그것은 구호에 그치지 않고 종단 구성원 한사람 한사람에게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올 수 있는 자발적이고 실질적인 것이어야 한다. 조계종은 여기에 종단의 모든 역량을 기울여야 한다.

조계종은 불교적 이념이 종단에 깊이 뿌리내리고 사회로 그것을 회향할 수 있는 종단으로 거듭 나야 한다. 그리하여 국민적 존경을 받고 자문역할을 거뜬히 해낼 수 있는 종단으로 우뚝 서야 한다.
2002-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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