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재 경 (취재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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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천만원으론 화장실 하나 만들기도 벅차요.”
최근 조계종 포교원에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운영을 신청한 한 교구본사 스님의 말이다.
구랍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확정된 2002년 월드컵 대비 전통사찰 숙박시설 활용지원(템플 스테이)비는 고작 10억원. 당초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결의로 상정된 지원예산은 35억원이었으나, 이 가운데 25억 원이 대폭 삭감됨에 따라 불교계가 추진 중인 전통사찰 개방 및 문화체험 프로그램 운영 사업안의 축소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조계종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사찰은 20여곳. 한 사찰에 배정되는 예산은 5천만원 정도로, 사찰의 해우소나 샤워실을 개조 또는 신축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 ‘민간자본 보조항목’으로 지정돼 사찰의 해우소나 샤워실 등의 개·보수로만 사용토록 되어 있는 템플스테이 예산은, 사찰에서 자부담 60%를 추가하도록 되어있어 불교계에 더욱 부담을 주고 있다.
템플스테이 사업은 단순히 외국관광객의 숙박난 해소를 위한 임시변통이 아니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전통문화는 사찰에서 그 맥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불교문화는 불교만의 유산이 아닌 민족의 찬란한 전통문화를 대변하기에,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가장 뛰어난 문화상품이랄 수 있다. 국가 이미지, 또는 국가 브랜드는 우리나라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로 꼽히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정부도 템플스테이 사업이 한국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릴 절호의 기회라는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 불교계 역시 템플스테이를 한번에 끝나는 행사로 보기 보다는 종단차원에서 보다 내실있는 계획을 세워 한국 불교문화를 세계인에 홍포할 포교방안을 강구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