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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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어>참회의 歲暮
한해가 또 저물어 간다. 저물어 가는 한해를 바라보며 세월의 빠름을 실감하는 일은 나이가 들수록 더한 것 같다.

사람들은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불행이 자신만은 비켜가길 바라고 또 나름대로의 부푼 꿈에 젖는다.

하지만 어떤 소망이나 설계를 세우기 전에 먼저 할 일이 있다. 진지한 참회의 시간을 갖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계획했던 일을 성취하지 못한 아쉬움에 빠지기 보다는 자신과 남에게 잘못을 저질렀거나 부끄러웠던 일은 없었는지 돌이켜 보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

참회는 거울이다. 자기의 양심과 진면목을 혼자서만 비추어 볼 수 있는 거울이다. 참회는 그리고 자기에게 눈을 뜨는 일이다.
밖으로만 눈을 돌리다보니 미처 자기를 돌아볼 겨를이 없을만치 바쁘게 보낸 한해를 회개하고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다짐이 참회다.

참회할 줄 아는 존재는 오로지 사람 뿐이다.

그 어느 동물도, 심지어는 절대신조차도 참회는 모른다. 오로지 사람만이 자기l를 돌이켜 볼 줄 아는 것이다. 사람이 고귀한 존재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불행은 남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다. 적은 외부에 버티고 있는 것이 아니다.

악귀는 타종교의 신앙에서 자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나 자신 속에서 그것들은 호시탐탐 자신을 유혹해 오거나 흔들어놓지 않았던가.

새해의 꿈과 소망은 세모의 참회 없이는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난 한해 이루지 못한 꿈과 소망이 있다면 그것은 미처 내가 깨닫지 못하고 있는 이유들이 내 안으로부터 나를 방해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을 찾아내고 진심으로 참회할 때 새해는 진정한 새해로 내게 찾아올 것이다.

인생은 빠르게 지나간다. 세모를 맞으면서도 참회가 없다면 그저 나이만 먹어갈 뿐 결코 인생이 익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도수(정업도량 회주·본지 논설위원)
2001-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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