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과 종단협의 관계에 ‘작은 틈’이 벌어졌다. 2002년 월드컵 성공기원법회와 템플스테이사업의 주최, 주관, 후원에 관한 업무분담내용이 발단이었다.
11월 23일 열린 종단협 이사회에서 이 문제가 불거졌다. 조계종 측 입장은 “그간 종단협에서 템플스테이사업에 노력을 많이 했지만 ‘종단협보다는 조계종에서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회장스님의 뜻이다”며 “조계종 총무원장스님이 종단협 회장스님이기 때문에 어디에서 주최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종단협 실무자와 여타종단의 스님들은 “종단협이 기획 기안하여 회장스님의 결재까지 마친 상태에서 업무이관의 절차도 없이 조계종 총무원으로 바꾸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두 행사를 전불교계가 동참하는 범불교적 행사로 승화시키기 위해서는 종단협이 주최하고 조계종이 주관하는 모양새를 갖춰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결국 여타종단들의 입장과 사기문제가 있는 만큼 정대스님에게 다시 보고하여 논의키로 하자는 의견으로 집약돼 봉합된 듯 했지만, 회의 후 종단협 관계자들과 각 종단스님들이 뱉어낸 말들은 종단화합을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조계종 마음대로 종단협이 운영될 거면 굳이 다른 종단들이 참여할 이유가 있겠느냐” “정부에서 예산이 지원되는 사업은 조계종이 도맡아 하고, 예산이 지원되지 않으면 종단협에서 주최하여 예산을 분담하는 경우가 어딧느냐”고 한 목소리로 목청을 높였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종단간의 불화는 안된다. 조계종 등 20여 종단이 모여 종단협의회를 만든것도 불교일을 좀 더 잘해보려고 힘을 모으기 위해서가 아닌가. 화합이 전제가 돼야 하고 일 추진에는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힘의 논리’가 아닌 합리적인 운영과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원우(취재1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