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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불교여성개발원 한돌에 부쳐
한국불교의 기층을 형성하고 있는 주류는 여성불자들이다. 그들이 있었기에 한국불교가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것은 비단 오늘에 국한되지 않는다. 조선시대도 마찬가지이다.

유교입국의 국시를 채택한 조선시대는 불교의 암흑기였다. 남성들은 출세하기 위해 유교를 공부했다. 통치철학과 사회윤리의 유교화는 불교에 대한 신앙의 자유를 제한했다. 그러나 여성불자들, 소위 치마불교가 있었기에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현대 한국사회 내지 세계는 여성의 힘이 날로 커지고 있다. 정치, 문화, 사회, 종교, 과학 등 사회전반에 걸쳐 여성들의 활동 공간 아닌 곳이 없다. 어느 사회학자는 현대사회가 부계사회에서 모계사회로 전환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현대 한국불교계는 어떠한가. 아직도 전근대적인 사고에 닫혀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성차별이 여전하고, 여성을 남성의 종속물로 생각하고 있으며,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여성불자들을 위한 전문화된 문화 콘텐츠가 없다.

교계의 현실적 상황을 직시하고 지난해 이맘때 탄생한 것이 여성불교개발원이다. 진작 있어야할 것이 생겼기에 우리 모두는 관심과 격려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출발 당시의 거창한 구호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여전한 현실만이 여성불교개발원을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그들의 활동이 기대 이하라 하여 실망하지 않는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여성불교개발원의 존재의의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명제 앞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우선 현실적이고 손쉬운 과제들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여성들이 한국사회와 인류를 위한 문화의 창도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그들의 의식을 전환시키는 작업이다. 불교적 가치관에 입각해 그들이 당당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회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의식을 지니게 될 때 한국사회의 미래와 인류의 문명은 진보할 것이기 때문이다. 창립 1주년을 계기로 장단기 계획속에서 연구, 개발하는 단체로 발전하길 바란다.
2001-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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