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숙 <취재 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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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9일 저녁, 관심을 끄는 포럼이 열렸다. 주제는 ‘기복불교.’
‘기복불교’ 문제는 그동안 한국불교의 발전을 가로막은 대표적 병폐로 지적되어 왔지만 대부분의 사찰이나 불자들의 관행으로 굳어져 왔다. 기복불교를 극복해야만 한국불교가 제대로 길을 갈 것이라고 누구나 말은 하고 있었지만 기복불교 문제를 본격적으로 공론화 하거나 명쾌한 대안을 제시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이날 성태용 교수(건국대 철학)는 “기복불교 자체를 무조건 터부시하기 보다는 개인적 차원의 복락에 대한 분출이 있는 현실적 욕구를 막을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해야한다”면서 “기복행위의 방편 즉, 올바로 복을 짓는 행위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복짓는 일들을 망라, ‘복채점표’를 만들어 이를 활성화시키다 보면 불자들의 기복행위를 올바로 이끌어 불교적 이상에 걸맞는 북짓기가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실을 인정하면서 나아가 효과적인 방편으로 기복을 올바르게 이끌고, 나아가 불교를 바로 세우는 길을 모색해 보자는 제언이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불자들 신행이 기복화되어 있다는 지적은 제대로 본 것일 것이다. 문제는 이를 바로잡고 정법을 지도해야 할 사찰의 스님들중 일부가 오히려 기복을 조장하거나 ‘방편’이라는 이름으로 부처님가르침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사찰신도들 대부분은 스님의 지도력에 따라 좌우되며 신행모습도 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신도들을 바르게 정법으로 이끌고자 하는 노력을 보인다면 신도들은 반드시 변화한다. 중생의 나약한 마음을 이용해 사찰의 재정을 늘이고 신도들을 확보하는 방편으로 기복을 부추기는 타성은 없었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어쨌거나 종단이나 학계에서 기복신앙 문제를 방치만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논의의 장을 만들었으면 한다. 기복불교가 나쁘다는 것만을 얘기할 것이 아니라 이를 극복할 방안을 모색하고 공덕불교로 나아갈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