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으면 참 불편하다. 하고자 하는 일을 돈이 없어서 못한다면 참 불편할 것 같다. 이런 수준이 아니라 민생고를 해결하지 못할 수준이라면 더욱 비참해지는 것이 돈이다.
며칠 전 공적인 일로 부산을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두 곳의 사찰을 방문했는데 한곳은 입장료를 받는 사찰이었고 다른 한곳은 입장료를 받지 않는 사찰이었다.
사찰에 들어가면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간다는 것이 좀은 그렇다. 국립공원 내에 있는 사찰들의 입장료 문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말썽이 되어 온 터이고 사찰만의 입장료도 좀 깊이 생각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물론 신도들에게는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고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구분을 하는 것 같아 그 또한 마음이 편치 않다.
사찰은 불교의 신앙도량이다. 스님들이 그 안에서 수도를 하고 대중을 위해 설법을 해 주는 곳이기도 하다. 종교적 의미를 떠나서는 문화재적 가치를 충분히 지니고 있는 곳이다. 불교가 우리나라에 전래된 것이 오래이고 보면 그동안 쌓인 문화적 가치가 또한 크고 다른 문화적 면면을 압도한다.
사찰을 어떤 의미로 볼 것인가. 이는 말하지 않아도 불교도들에겐 신성한 종교적 도량이다. 이런 도량을 입장료 운운하면서 관람 꺼리로 삼아서 될 일이 아니다.
불교문화는 한국의 문화현상이란 이해에서 문화재적 가치를 충분히 지닌다고 보여진다. 문화재라고 가정을 하더라도 불교도적인 입장에서는 대중들의 그런 인식을 종교적인 신앙으로 승화시킬 방도를 강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입장료를 받고 관람의 대상으로 불교를 전락시키는 일은 힘을 합해 삼가야할 일이다. 설령 관람을 목적으로 오신 대중이라고 하더라도 종교적인 마음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불교도나 절이 해야할 의무일 것 같다.
관람료가 스님이 수도를 하거나 신도들에게 법을 설하는데 도움이 된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한번 깊이 생각해 보자.
이근후(이근후열린마음클리닉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