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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어> 느림의 삶 "두배 만족"
인생을 흔히 마라톤에 비유를 한다. 전 구간을 시간은 걸리지만 완주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아니면 구간별 신기록을 세우고 완주를 포기하는 것이 좋은가?

이런 평면적인 비교는 사실 무리가 있다. 하지만 인생을 굵고 짧게 살 것인가 아니면 느리더라도 완주를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좋을까?

사람에 따라서는 살아가는 가치를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서 선택도 달라질 것이다. 요즈음 영화를 보면 화면 전개의 속도가 무지하게 빠르다.

영화를 자주 접해 본 사람이 아니면 전체의 흐름을 파악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 옛날 영화는 지금 감각으로 보면 느려서 극중 배우의 행동이 있기 전에 이미 관객들이 짐작을 할 수 있을 만큼 느리다.

영화 뿐만이 아니다. 길거리를 나서 보면 왠 사람들이 그렇게도 바쁜 걸음을 걷고 있는지 하나 같이 잰걸음이다. 그냥 담담하게 있으면 불안해 한다. 움직이지 않고는 살아있다는 확신이 없나 보다. 그래서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언제나 빠르고 높고 강하게 자신들을 채찍질 한다.

딱히 뚜렷한 목표를 가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남들이 그런 습관이니 나도 하는 생각으로 뛴다. 사회가 또 그렇게 뛰도록 다그친다. 옆도 돌아보지 않고 그가 생각하는 정상에 섰을 때 사람들은 과연 만족할 것인가?

그렇지 않다. 높고 강하고 빠른 것에만 습관된 사람들은 계속 진행형으로 있어야 불안이 적다. 그런 최고 일등 최강에 집착하여 자신을 닥달을 하면 여간 피곤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항상 그런 최고나 일등 그리고 최강이란 존재로 남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은 쉬어가면서 일할 것과 여가를 잘 선용하란 충고를 주지만 그런 쉼이나 여가 조차도 최강 일등 최고로 지내려고 한다. 습관이다.

한 템포만 늦추어 보면 보이는 것도 많고 즐길 수 있는 것도 많고 만족할 것도 많다. 중독된 습관처럼 내닫는다면 그런 여유로움을 가질 수가 없을 것이다. 여유로움이란 다음의 집중적인 투자를 위한 저축이요 생체리듬을 북돋우는 영양제 역할을 할 것이다.

가만히 정좌를 해 보자. 조용한 숨을 골라 보자. 그리고 담담한 마음을 가져보자. 하루에 한번쯤 이런 습관을 가질 수 있다면 우리는 두배의 행복한 삶을 살수 있을 것이다. 느리더라도 인생을 완주할 수 있는 나를 가꾸어 보자.

이근후(본지논설위원, 이근후열린마음클리닉 원장)
2001-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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