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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종교적 아집의 "관람료 반대"
독일의 종교학자 바크(J.Wach)는 "모든 종교를 알아야만 비로소 하나의 종교를 제대로 알 수 있다”고 역설한 바 있다. 현재 각자가 신봉하고 있는 종교의 교리를 스스로는 자기끼리만 통하는 진리가 아니고 어느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통하는 보편적인 가치라고 믿고 싶겠지만 사실상 그것은 허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그리고 다른 종교의 사상에도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세계의 지성들과 함께 우리 나라에서도 변선환 목사나 강원룡 목사 등이 힘주어 강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도 종교간의 큰 갈등을 유발한 적 없는 평화의 나라 이 땅에서 좋지 못한 조짐이 하나 둘 생겨나 뜻 있는 이들의 마음을 어둡게 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우리 나라의 국조 단군상을 부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더니 이제는 원주 경찰서 경승실에 부처님 모시는 것을 시비하고, 기독교 모임을 만들어 우리나라의 귀한 문화유산인 사찰 문화재의 유지와 보수에 필요한 관람료를 받지 못하게 적극 나서겠다니 과연 이들이 정말 대한민국 국민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이며 개신교 최대 모임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인 이만신 목사가 이 모임의 고문까지 맡고 “잘하고 좋은 착상이다”라며 격려사까지 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알다시피 한국의 전통사찰은 관광 명소뿐이 아니다. 역대 조사스님들과 불자들이 신명을 바쳐 지켜온 불교수행처이며 우리나라 전통문화를 이어가는 전통문화의 산실이기도 하다. 현재 남아 있는 우리나라 문화재의 60%이상이 불교문화재인 것은 불교가 민족사적 사명을 가지고 지켜왔기에 가능했다. 따라서 전통 사찰과 불교문화재는 불자 뿐 아니라 온 국민이 관심을 갖고 그 보존과 관리가 잘 되어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합당한 조치를 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참여연대 소송에 대한 법원의 판결도 불교계의 주장이 맞음을 입증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도외시하고 종교적 아집과 잘못된 정보에 사로 잡혀 종교간 갈등을 유발하는 일부 기독교인들은 민주화시대의 올바른 시민의 자격이 없으며, 평화와 안녕을 위해 앞장서야할 종교인이 반목과 갈등을 조장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종교인이라 할 수 없다. 다종교 사회인 우리나라에서 종교간 화합하며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른 종교에 대한 인정과 이해가 무엇보다도 필요할 것이다.
200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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