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하스님이 9월 4일, 조계종 임시종회에서 2년여 만에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으로 재추대됐다. 방장추대건은 일부 논란도 있었으나 종단의 화합과 노스님의 참회문 발표 등을 감안하여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정화회의를 이끈 월하스님은 1999년 종단의 내분과정에서 방장 직을 박탈당한 바 있다. 그리고 최근까지 현 집행부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각종 소송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종단화합을 위한 대사면을 준비해온 총무원장 정대스님을 위시한 현 집행부의 노력은 노선사의 마음을 움직여 지난 8월 21일 “모든 책임은 노납에게 있다. 종단문제와 관련한 일체의 소송을 취하했으며, 노납의 문도와 총림대중도 노납의 심중을 헤아려 참회하고 있다”는 참회문을 발표하게 되었다. 종단의 가장 커다란 숙제가 풀어지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무상한 세상이다 보니 실수를 할수도 있다. 그러나 잘못을 인정하고 참회하는 것은 실수를 않는 만큼이나 중요하다. 그래서 부처님은 율장에서 참회하는 사람은 무조건 용서해주도록 명시해 놓았다. 그것이 또한 다양한 성향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승가의 화합을 유지하는 첩경이기도 한 것이다.
98년 조계종 사태와 같은 폭력적 분규가 재발되지 않도록 청정승풍의 진작과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고 화합을 위한 대승적 조치들이 원칙에 입각해 시행돼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총무원 집행부의 화합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에 성원을 보낸다.
사면 대상자들 역시 뼈를 깎는 자숙이 요구된다. 또한 각자의 이해가 달라도 종단문제를 세속법에 의지해 해결하려는 일체시도가 차제에 완전히 없어지기를 고대해 본다. 분쟁이 생기면 율에 의지해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세속법에 의지해 종단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들이 끊이지 않이지 않고 있다.
월하스님의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재추대를 계기로 조계종이 안정을 찾고 발전을 이루기 위한 노력에 마음을 합해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