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문화혁명때 문화재를 자본주의의 병폐로 오인한 홍위병들의 파괴행위속에서 지금의 중국불교가 있게 한 공로자인 자오푸츠(趙朴超) 전 중국불교협회 회장의 불교 문화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고 한다.
홍위병들이 곳곳에 있는 문화재들을 파괴할 때 급히 자신의 낙관이 찍인 글을 써 보내 구해낸 일이며, 한중일 3국의 불교가 연대해서 극동아시아를 비롯한 세계평화와 환경보존 등 각국의 공동 관심사를 불교의 힘으로 해결하고자 한중일불교우호교류위원회를 창설해 황금유대를 구축한 일 등은 모두 그의 불교 사랑에서 배어 나온 업적이다.
지금도 중국 곳곳의 절에 자오푸츠의 글이 걸려 있어서 그의 진한 불교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마오쩌뚱의 어록을 번역하는 일에 참여한 바 있는 방원성(方元成)선생은 자오푸츠의 덕망을 설명하면서 어록중 자신이 모르는 부분을 물으면 친절히 답해주는 한편, 마오쩌뚱의 시문(詩文)에서 잘못된 부분은 골라내 바로 잡아주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중국 승려들이 전통적 분위기에서 불교를 연구할 수 있도록 많은 불학원(佛學院)을 세워 한 곳에 수백명씩의 승려가 전통불교와 현대불교를 심층적으로 연구할 수 있게 배려한 것도 그의 큰 업적이다.
이제 그가 간지도 1년반이 지나고, 중국불교의 새 별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작년 5월에 작고하여 새 회장을 뽑는 일이 작년 8월에서 올 4월로 다시 올 가을에서 내년 봄쯤으로 연기되고 있는 것은 참다운 지도자를 뽑기 위해 중국불교계와 정부가 13억 중국인을 교화하는 25만명의 승려가 1억3천의 불교신자와 함께 명쾌하게 정리하기 위한 수순이라 믿고 싶다.
제2의 자오푸츠가 하루빨리 등장해서 중국 뿐 아니라 3국의 불교가 같이 발전하는 계기를 만들어 낼 것을 기원해 본다.
법현(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