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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계사 짓누르는 고층빌딩
모든 가치의 기준을 경제적 부에 두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단순한 경제 행위만을 가치 있는 것으로 보지 않는 것이 새 시대의 안목이다.

그래서 그 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역사와 문화 자체가 외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재충전의 좋은 기회를 부여함을 깨닫고 문화유산의 발전과 보호, 정비에 각국이 힘을 쓰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1700년 동안 우리 민족을 향도해 온 불교계가 지니고 있는 역사와 문화 그 자체가 나라의 부와도 직결된다고 전문가들은 역설한다.

조계사는 옛 이름이 각황사였으나 한국불교의 정통 법맥을 계승하기 위해 일제에 항거하며 태고사로 이름을 고쳐 부르고 근대에는 조계사가 되어 오늘의 한국불교를 이끌고 있는 한국불교상징이다.

조계사는 청와대와 정부청사 등 우리나라의 모든 행정부와 사법부 그리고 입법부와 언론 및 다른 나라 대사관들이 모여 있는 서울 한복판에 자리 잡아 오고 가는 모든 이에게 편안한 휴식과 함께 민족의 구성원으로서의 자긍심을 일깨워 주는 교육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그런 역사와 문화 그리고 민족의 자긍심을 함양하는 근본도량이며 전통사찰인 조계사 대웅전 바로 앞에 24층 높이의 고층건물을 짓는다니 참으로 개탄할 일이다.

조계사 일대는 불교 유적뿐 아니라 개화기의 역사유물인 우정총국과 영국여왕 등 세계의 국가 지도자들도 한번씩 관심을 가지고 다녀가는 인사동 등이 인접해 있는 전통문화의 거리이다. 또 최근엔 조계사를 찾는 외국관광객도 크게 늘고 있는 실정이다.

건축법상의 최소한 허가요건만을 충족해 허가를 내준 것인데 차제에 문화재 바로 옆 50m라는 법규정도 현실을 감안해 대폭 손질해야 한다고 본다.

현재 경과로 보면 520세대가 들어서 살게 될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설 예정인데 이렇게 되면 조계사의 수행공간과 전통문화의 거리가 크게 훼손될 것이 분명하다.

당국은 성의 있는 고민으로 전통문화를 되살리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
2001-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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