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포교원과 대한불교청년회(이하 대불청)는 공동으로 3월말부터 한달간 ‘전국 청년불교 현황조사’를 실시했다. 불교의 미래를 위해서는 청년불교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하에 청년불교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대한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자는 취지로 시행됐다. 그래서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에 교계의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포교원과 대불청은 조사가 끝나고 2개월이 지나도록 조사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유는 조사가 정확히 안됐다는 것이다. 물론 6명의 조사요원이 전화를 통해 한 달간 전국 청년회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기란 사실 어렵다. 또 정확히 조사한다고 하더라도 요즘 침체된 청년 불자들의 활동을 감안한다면 그리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실제로 포교원과 대불청이 이번 조사 결과의 공개를 계속 거부하는 또다른 이유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타종교에 비해 저조한 청년불교의 속살을 드러내 보이기 싫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 결과의 거부 이유에 대해 김규범 대불청 중앙회장은 “이번 실태 조사는 조계종 사찰에 예속된 청년회를 중심으로 한정 조사된 것”이라며 “대불청 관할 전국 지회중에 빠진 곳이 많았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조사 결과가 예성했던 것보다 훨씬 저조하게 나왔다는 것이다. 이에 김 회장은 “6월 20일 대불청 중앙 사무실에서 상무위원회를 열고 전국 각 지구 청년회장에게 실태조사를 전격적으로 일임해 정확한 재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시 재조사를 한다니 두고 볼 일이지만 자신들이 정확하지 않다고 스스로 밝힌 결과를 굳이 옹색한 변명으로 일관하며 덮어버리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청년불자다운 불굴의 용기와 자신감을 가지고 부끄러운 내용이라도 솔직하게 결과를 드러내 청년불교의 현주소를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찾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
김주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