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한마디 한마디 말씀은 곧 마음에서 나오기 때문에 마음과 말은 하나라고 한다. 그러나 중생의 말도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지, 제멋대로 입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말은 곧 인격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국회만 열리면 '육두문자'가 오간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데, 요즘 열리고 있는 국정감사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방송과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뭐? 이 ××야", "건방진 ××, 너는 형도 없고 아버지도 없느냐, 저런 것들이 국회의원을 하니까 국회 질이 떨어지지", "이 ××가 정말 까불어. 후레아들 ××, 싸가지 없는 놈" 등등 격높으신(?) 의원님들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말들이 오갔다고 한다.
국민의 대변자인 국회의원들이 국가적 사안을 다루고 의논하는 성스러운 국회의사당의 회의석상에서 이처럼 막된 언사를 쓰며 막가는 사람들이나 하는 작태를 보이고 있으니 국민들의 눈살이 곱지 않을 수밖에 없다.
국민들의 선망을 받으며 국민들의 깨끗한 마음에서 우러난 한표 한표를 모아 국회에 들어간 사람들이 시정잡배들이나 하는 삿대질과 욕지거리를 해댄다니, 더구나 방송을 통해 자신의 모습이 비춰지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안하무인(眼下無人)격으로 행동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서글퍼지기까지 한다. 도대체 국민들의 시선이 두렵지도 않은지 참으로 궁금하다.
우리 나라에는 의원님네가 많다.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은 물론 각 종교단체에서도 각종 의원이 많다. 그런데 그 많은 의원님네들의 상당수가 육두문자를 즐겨 사용한다고 한다. 마음에 무엇을 담았길래 그처럼 험악한 말들을 좋아하는지 한심한 노릇이다.
<법구경>에 "마땅히 거친 말을 하지 말지니, 말을 할 때는 마땅히 그 과보를 무서워해야 한다"는 말씀이 있다.
말은 남에게 도움이 되고 덕이 되게 전해야 한다. 한 나라의 국정을 이끄는 국회의원들의 말버릇이 그 모양이니 70년대 캠페인인 '고운말 쓰기 운동'을 다시 대대적으로 벌여야 할 판이다. 그런 의원님네들에게 감히 선(禪)의 의미를 깨쳐 보라고 한다면 가당치 않겠지만 그래도 흉내라도 내다보면 부끄럽다는 생각쯤은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법산(동국대 정각원장ㆍ본지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