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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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어> 분노 거두는 법
반야(般若)는 선과 악의 분별 없이 지극히 맑고 밝은 마음의 본성(本性)을 말한다. 불교의 깨달음은 이 반야의 마음자리를 회복하는 것이다. 탐욕심은 중생의 마음이며, 그 탐욕심에 이끌려 인간은 업을 짓고 과보에 고통 받으며 남을 원망하고 미워하고 성내어 그로 인해 다시 업을 지어 괴로움의 쳇바퀴만 돌아가고 있다.

<법구경(法句經)>에 “원망으로써 원망을 갚으면 끝내 원망은 쉬어지지 않는다. 오직 참음으로써만이 원망이 사라지나니, 이 법은 영원히 변치 않으리”라고 하였다. 먼저 나만 괴로움을 당했다는 생각보다 왜 상대방이 나에게 이러한 공격을 해오는가를 참구해 보고 원망의 화근을 녹여야 한다.

보복행위가 우선은 시원할지 모르나 보복 당한 상대는 다시 나에게 보복의 과보를 되돌려 주게 된다. 미국이 지구 역사상 가장 큰 테러를 당했다고 분노하고 있다. 미국은 지금 소련이 붕괴된 이후 초강대국을 자처하고 있는 마당에 보복에 주력하겠다고 하니 그 분노의 불길이 어느 곳으로 향할지 세계 60억 인구의 눈이 미국의 발표를 주시하고 있다. 파괴와 살상으로 얼룩질 또 한편의 비극을 생각하면서 지구촌 인구 모두 불안하고 초조한 심정으로 경계심과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이 모든 사태는 같은 중동 땅에서 태어난 유태민족과 아랍민족간의 종교적 이해에서 비롯된 대를 잇는 원한의 보복행위일 뿐이다. 다시 <법구경>의 한 구절을 마음에 익혀보자.

“악의 열매가 익기 전에는 악한 사람도 복을 받는다. 그러나 악의 열매가 익은 뒤에 악한 사람은 큰 죄를 받는다. 그러므로 설사 힘이 있다고 권력을 휘둘러 남을 괴롭혀서는 안 된다. 전생에 지은 복이 남아 있어 그 악의 열매가 익지 않아 독성을 발휘하지 못하여 잘 되는 것 같지만, 복력이 다하고 악심을 터뜨린 악의 열매가 익고 나면 반드시 그 과보를 받게 된다”는 뜻이다.

보복은 또 다른 원한만을 불러들일 뿐이다. 미국이 자처해서 이스라엘이 잘했다고 두둔할 일도 아니고, 맞았다고 되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다. 권력이 있다고, 돈이 있다고 남을 짓밟아서도 안된다. ‘왜?’라는 자구심으로 참회하여 마음 본성에서 반야 지혜를 찾아 극락정토를 만들어야 한다.

법산스님 (동국대학교 정각원장)
2001-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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