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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립공원 입장료 인상 안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7월 1일부터 국립공원 입장료를 현재의 1000원에서 30% 인상하는 요금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공원공단이 지난 9일 조계종총무원 앞으로 보낸 국립공원 입장료 조정에 따른 협조요청 공문에 따르면, 국립공원 입장료는 96년 3월 이후 계속 동결되어 공단의 재정적자가 매년 발생, 효율적인 공원관리 업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해 왔다며 인상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공원공단의 인상안에 대해 우리는 반대한다는 점을 밝힌다. 공원공단의 얘기대로 매년 재정적자가 발생해 공원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나, 공원관리 비용을 국민의 부담으로 떠넘기는 것은 있을 수 없다.

현재 공원공단 예산의 80% 정도는 공원입장료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환경권을 유료화하고 있는 것이다. 김대중대통령도 97년 대선 당시 공원입장료를 폐지하겠다고 불교계에 공약으로 제시했다.

자연공원법 28조(비용부담의 원칙)에는 국립공원에 관한 것은 국가의 부담으로, 도립공원 또는 군립공원에 관한 것은 당해 공원관리청이 속하는 지방자치단체의 부담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행 법률에서도 공원 관리 및 운영 등의 비용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부담하도록 되어 있다.

시기와 절차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조계종과 합동징수로 마찰을 빚고 있는 시점에서의 인상 추진은 자칫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또 조계종 총무원에 보낸 공문에서는 인상 시기를 밝히지 않은 채 언론에 흘린 것도 개운치 않다. 요금 조정시 조계종총무원과 협의해야 한다는 사항을 가벼이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 공공기관의 일방적인 행정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신들의 계획이 후퇴하더라도 절차를 생략해서는 안된다. 사회운영의 기본 원리이기 때문이다.

김대통령도 공약으로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를 내놓았고, 87년 공단을 설립하면서 정부는 5년 이내에 공원입장료를 폐지하고 국립공원 관리비 전액을 국가가 부담한다고 약속한 바 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 이유를 밝히지도 않고 있다. 공원공단은 인상 방침에 앞서 국립공원을 국민의 휴식처, 자연생태계의 보고, 역사문화의 보고인 점을 인식해 보존, 관리 방안을 먼저 밝혀야 한다.
공원공단의 공원입장료 인상 방침에 대해 반대한다면서도 공원공단이 인상을 강행한다면 문화재관람료도 동일 비율로 인상하겠다는 조계종의 어정쩡한 태도도 짚지 않을 수 없다. 공원입장료 인상을 반대한다는 강한 의지인지, 이 기회에 함께 인상하겠다는 것인지 분명치 않다. 공원입장료에 대한 조계종의 입장도 차제에 정리해야 한다.
2000-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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